5천여년동안 화폐는 가치를 저장하는 방법으로,물건을 살수있는
수단으로,거래를 계산하는 척도로 요긴하게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71년 8월15일 베트남전으로 악화된 미국경제에 충격요법을
가한다는 취지로 닉슨대통령은 루스벨트대통령 시대로부터 금 1온스에
35달러라고 정했던 달러의 금본위제도를 폐지했다.

그로부터 미국의 달러는 변함없이 지불하겠다는 약속이긴 하지만
"누구에게 무엇을" 지불하겠다는 것인가가 불분명해졌다. 달러는 미국의
화폐라는 도장이 찍혀있는 보통종이로 전락했다.

그대신 전자화폐의 출현을 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만질수가 없는 추상적인
개념,수만개의 컴퓨터로 연결되어있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이 새로운 화폐의 세계에서는 은행에 금고가 필요없고 돈은 모두 디스크
드라이브나 컴퓨터테이프에 저장돼 있고 권총을 찬 경비원이 보초를
서는것이 아니라 유수한 대학에서 수학이나 컴퓨터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영재들에 의해 지켜지고있다.

태환지폐의 종말,다시말해서 화폐의 사망은 세계를 두개의 경제권으로
양분시켰는데 하나는 상품과 서비스가 생산 거래 투자되고 새로운 상품
서비스의 개발을 위해서 조사 연구가 이루어지는 실물경제,그리고 또
하나는 생산성에는 관심이 없고 이윤만을 추구하는 투기가 절대시되는
금융경제이다.

이책에서 "Electronic money""Megabyte money" "Video money"등으로
불리는 새로 등장한 금융경제의 주인공은 그 가치가 변덕스럽게 오르내리며
재정적인 위험을 증대시키고 국가경제의 상대적 고립을 감소시켜서
금융시장을 조정.감독하려는 정부의 위력을 잠식한다.

이책은 국가들이 계속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한편 시장은 다른나라와
컴퓨터로 연결되어있는 세상에서 화폐의 사망이 가져오는 결과를
다루고있다.

<>왜 전통적인 화폐는 점차적으로 그위력을 상실하고 있는가 <>왜 현대의
경제는 과거 어느때의 경제보다 기복이 심하고 그 변화의 승자와 패자는
누구인가 <>왜 모든 정보는 바르고 그른것에 관계없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가 <>왜 월스트리트의 회사들은 디트로이트에 비해서 더많은 액수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가 <>현재의 불안정한 제도를 안정시키며 장기적인
성장과 번영을 도모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주필 조엘 커츠맨의 최신작 "화폐의 사망"(The
death of money)에서 거론되는 이슈들이다.

새로운 금융경제에서 필요로하는 두뇌는 과거의 상과대학 출신이 아니라
수학 물리학 컴퓨터를 전공한 전문가들이다. 91년 3백여개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의 R&D(연구개발비)지출은 무려 75억달러나 되는데 그것은 미국
자동차업계가 지출하는 R&D비의 4배나되는 엄청난 숫자이다.

한편 자체의 가치를 잃게된 화폐는 부를 저장하는 수단으로서나 물건을
살수있는 위력도 잃게되어 인플레를 조장시키는데 자금을 담당하고 있는
중역들은 돈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거래를 통한 투기를 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이제 회사들은 배당금이나 주가상승을 기대해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것은 더 말할나위도 없다.

저자는 1987년10월19일의 "블랙먼데이"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새로운
화폐의 방정식,노벨상을 수상한 수학자의 투자방식,주식하락을 피할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그리고 그것들이 야기시키는 전체사회의 부담과
불안정을 폭로한다.

끝으로 저자는 이런 불안정한 여건에서 대혼란을 피하고 안정을 찾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이책은 금융세계의
"미래쇼크"(Future Shock)이다.

<1993년 사이먼 앤드 슈스터간 2백56면 22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