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12일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중소기업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을 주제로한
특별강연을 했다.
이회장의 이같은 외부강연은 88년 7월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삼성그룹과
기협중앙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중소기업경영자연수회에서 이회장은
"앞으로 경제전쟁시대에서 국제경쟁력없이 생존할수 없고 국제경쟁력의 본질
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과 협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연요지이다.
60년대이후 정부는 중소기업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고유업종제도 사업조정제도등 인위적 보호와 지원으로 대기업과의
연계및 계열화가 어렵도록 했다. 각종 지원자금은 부동산담보위주로 대출
되는등 현실을 무시한 행정으로 중소기업의 90%이상이 지원제도를 이용하
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도 스스로 대를 잇겠다는 "가업정신"과 철저한 "장인정신"이
부족하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하청업자이자 비용절감대상으로만 인식,중
소기업발전이 대기업성장의 관건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인간존중"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기업활동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
들을 진정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87년말 회장취임이후 하청업체라는 말을 협력업체로 바꾸도록 했고
협력업체경영진이 각 계열사 사장 임원들의 방을 수시로 부담없이 드나들수
있게했다. 또 협력업체에 대한 기술지도 사원교육 자금지원을 늘리고 중소
기업품목이양,외주확대및 지원 3개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경영진에게는 "공존공영"과 "구매의 예술화" "용역을 잘주는 것이
자본주의경영의 극치"라고 언제나 강조하고 있다. 대기업.협력업체는 "부
부"관계로 납품되는 부품의 질이 완제품의 품질수준을 결정하고 효율적인
구매는 원가절감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리경제는 선진국의 보호장벽강화 시장개방요구 기술이전기피 개도국의
추격 기술력및 가격경쟁력저하등으로 2류는 커녕 3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기혁신.기술개발이 촉진돼야
하며 정부 기업 국민의 3위1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정책도 전자 자동차등 량산조립산업은 대기업과의 계열화를 유도
하면서 가방.완구.잡화등 독립중소기업은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등 특성별
로 구분지원하고 대기업의 중소기업지분참여및 연계보증을 늘리도록 개선
돼야 한다.
삼성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공영을 위해 앞으로 협력업체임직원자
녀의 경우 사원채용시 우대하고 해외유망기술을 발굴,협력업체에 전수할
계획이다. 특히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부품국산화를 추진,1~2년내에 중소
기업에 대한 2단계 사업이양에 나설 생각이다. 삼성이 추구하는 세계 초
일류기업달성을 위해서는 협력중소기업들이 초일류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