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예정도서를 미리 독자들에게 알리는 "출판물예고제"가 국내출판계에
도입되고있다.

출판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실시,큰 성과를 거두고있는
출판물예고제는 각 출판사들이 앞으로 발간예정인 도서에관한 자세한
사전정보를 독자와 서점에 미리 제공함으로써 출판사로서는 독자의 반응을
미리 예측해 발행부수를 사전에 조정,낭비를 막을수 있고 아울러
타출판사와의 중복출판을 예방할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 또 독자의
입장에서는 관심분야 책들에 대한 사전정보를 체계적으로 입수할수 있어
좋은 책을 선택해 읽을수 있는 길잡이역할을 해주는 제도이다.

그러나 저작권제도가 완전하게 정착돼 있는 출판선진국에서는 운영상의
어려움이 없지만 해적판의 범람과 유사출판이 판치는 국내출판계풍토에서는
출판물예고제가 오히려 출판사의 기획의도를 사전에 유출하는 격이되어
대부분 시행을 꺼려왔던 실정이다.

최근들어서는 UCC(세계저작권협약)가입이후 국내출판계에도 정식
저작권계약을 맺고 책을 내는 정상적인 출판풍토가 조성되기 시작한데다
중복출판내지는 유사출판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추세여서
일부서점과 출판사에서 출판물예고제를 실시,출판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대형서점인 종로서적이 오는 6월부터 실시할 출판물예고제는 종로서적측이
발행하는 주간및 월간 계간 책안내잡지를 통해 각출판사가 낼 도서를 미리
안내하는 방식. 매월25일을 마감날로 정해 자사 출판물을 미리
예고하고자하는 출판사는 책제목 저자및 역자 발행예정일등 간략한
내용소개를 통보하면된다. 종로서적대표 이철지씨는 "책이 나온다음에
힘들여 홍보하고 광고에 무리하게 투자를 안해도 사전에 널리 알릴수 있고
수요도 정확히 예측,규모있는 출판사업을 펼수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하고
"서점에서도 대형점의 경우 하루에 2만여부씩 쏟아져 들어오는 책가운데
좋은책들을 일일이 가릴수 없어 예고제에의한 목록을 활용,양서만을 골라내
독자들에게 권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이미 대표적 출판사
27개사를 선정,협조공문을 띄워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냈다"고 말하고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문학및 관련서적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열린책들이 지난5일
창간호를 낸 부정기 간행물 "열린책들 북캐스트"도 출판물을 미리 예고하는
사전서평지. 출판사차원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새책예고지인 "열린책들
북캐스트"는 타블로이드판 8면으로 발행,각 서점에 배포했는데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창간호에는 프랑스의 천재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6월16일 발간예정)와 올해로 탄생 1백주년을 맞는
러시아 혁명시인 마야코프스키 전집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특히
"개미"는 작가의말 옮긴이의 말 저자약력 줄거리 서평등을 상세히 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열린책들 대표 홍지웅씨는 "출판물 예고제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출판사라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판단,새책예고지를 펴내게됐다"고 말하고 독자 서비스를 확대하는 뜻에서
앞으로 평균 한달에 한번꼴로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출판계 일각에서는 이제도의 도입 시행이 바람직하지만 아직까지는
운영상 어려움이 많지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 출판문화협회
총무부장 정종진씨는 "효율적인 홍보,사전정보교환에 따른 출판사간
불필요한 경쟁방지등 이점도 많지만 워낙 중복출판이 극성을 부려 대부분
출판사들이 기획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극히 꺼리는 형편"이라고
지적하고 "먼저 중복 베끼기등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는 풍토조성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