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둔화되고있다.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최근
조사한 "92년 노동생산성동향"을 보면 지난해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한자리수가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3년간 증가율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생산성이란 "얼마만큼의 일손(노동투입)을 들여 얼마나 생산했는가"를
따져보는 잣대로 생산에 대한 노동의 기여도나 생산효율,기술수준등을
가늠케한다. 그런만큼 생산성은 한나라의 국제경쟁력을 비교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되며 성과배분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노동생산을 재보는 지수로는 크게 노동투입량을 지수화한 것을
분모로,통계청이 작성해 발표하는 산업생산지수를 분자로 해 산출하는
물적노동생산성지수와 분모는 똑같이 하되 분자로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불변GDP(국내총생산)지수를 쓰는 부가가치노동생산성등 두가지로 나뉜다.

최근 KPC가 발표한 노동생산성동향은 우리경제의 좌표와 관련,몇가지
점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작년의 노동생산성이 물적기준으로나
부가가치기준으로나 모두 증가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 제조업의 효율성이 별로 나아지지 못하고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 노동생산성증가율이 여전히 명목임금상승률에 훨씬
못미치고있음을 알수있다.

또 한가지 주목되는것은 그나마의 노동생산성증가추세가 산업생산이나
GDP등 산출측면의 호조보다는 노동투입량의 감축에 의해 주도되고있다는
사실이다.

국내제조업체들의 노동투입량(1인이상 사업체의 전체종사원기준)은 작년중
4. 1% 줄어들어 한해전의 마이너스 3. 3%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동시에 제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4. 8%늘어나는데 그쳐 91년의 증가율(8.
6%)에 비해 3. 8%포인트가 둔화됐다. 비슷한 폭으로 GDP지수증가율도
줄어들었다.

투입노동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뒤집어 보면 자동화 성력화등
제조업전반의 구조조정작업이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시사로도
볼수 있다.

이와는 달리 산출량은 증가폭이 둔화돼 노동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는데
마이너스요인이 되고있다고 볼수 있다.

노동생산성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의
여러요인을 집약적으로 분석해 볼수 있다는 점이외에 노사간 임금협상의 한
근거자료로도 활용되고 있어서이다. 지난해 생산성지수의 체계개편을
둘러싸고 노사가 서로 상대방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편되게끔 "힘겨루기"를
벌였던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그러나 통계가 만능일수는 없다. 과연 노동생산성통계가 어느정도
생산성의 "실체"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느냐는 문제는 접어두더라도
통계작성범위에 따라 편차가 벌어질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같은 의문을
갖지않을수 없다.

이번 KPC가 전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삼은 통계에서는
노동생산성증가율이 임금상승률을 계속 밑돌고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달초 대우경제연구소가 내놓은 통계로는 정반대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우가 12월결산 상장제조업체 351개사의 작년 노동생산성과 명목임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노동생산성(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기준)증가율은 14. 4%로 종업원 1인당 인건비증가율 11. 8%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작성대상이 상장업체들로 한정됐고 노동생산성을 따진 기준도 단순한
1인당 부가가치만이었다는 점에서 KPC만큼의 "보편성"에는 못미친다지만
일단 "생산성과 임금"의 함수에 KPC통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계산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