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기능만 가진 직원은 기능을 늘려라""부서를 줄이고 인원을
감축하라"
항공업계불황과 상용항공기시장에서의 경쟁력상실로 어려움을 겪어온
미국맥도널 더글러스사의 새경영지표다.

다소 비정하지만 수만명의 근로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 미최대 방위산업체인 맥도널 더글러스사 존 F
맥도널회장의 주장이다.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지난 수년간 경영 이중고에 시달려왔다.
상용항공기시장에서 경쟁사인 미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가 치받는 바람에
경영이 크게 위축된데다 항공기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의 한파가 겹쳤다.

이 회사가 고전하고 있다는것은 항공기 수주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지난해 각각 2백70대의 상용항공기주문을 받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것에비해 맥도널 더글러스는 36대의 주문을 따오는데
그쳤다. 이가운데 맥도널 더글러스의 간판격항공기인 MD-11의 주문은 고작
1대에 불과했다.

이에따라 경쟁사들은 맥도널 더글러스가 상용항공기사업을 계속할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됐다. 심지어는 아예 군수산업에만 전념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맥도널 회장은 경쟁력제고를 위한 새로운 경영전략을 마련,이같은
소문을 잠재워버렸다.

그가 채택한 경영전략이 바로 최근세계의 대기업들이 유행처럼 채택하고
있는 "리엔지니어링". 일종의 회사 체질 개선 작업이다.

이는 불황에서 한순간에 탈출할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줄 뿐만아니라 기업의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어 앞으로 올지도 모를 또 다른 불황에 면역력을
준다고 믿어지고 있다.

맥도널 더글러스사가 성공적으로 밀어붙였다는 "리엔지니어링"의 내용은
크게 세가지로 요야된다. 먼저 종업원을 종래의 1인1기능주의에서
1인다기능주의로 훈련시켜 한사람이 한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의사결정 권한을 최대한 사무부서에 부여,기업상부조직을 축소하고
경영 환경변화에 보다더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토록했다.

끝으로 일선의 생산라인 근무와 화이트칼라 업무를 동시에
재편,업무흐름을 단일화시키고 유연하게했다.

맥도널 더글러스는 이같은 재편을 통해 지난 3년간 2만1천개의 일자리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또 올해도 약 5천개의 일자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맥도널 회장은 자사의 리엔지니어링을 무재고(jaust-in-time
inventory)유통에 비교해 설명한다.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수량만큼 생산라인에 도착시켜 쓸데없는 재고를 추방하자는 무재고
유통방식을 회사전체업무에 적용시키는 것이 곧 리엔지니어링이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생산성 제고를 위한 것이다. 시장점유율 축소에 따른 매출액
감소속에서도 살아남을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이익마진 확대뿐이라는 것이
맥도널 더글러스의 판단이다. 생산성제고는 물론 이같은 목표로 가는
지름길이다.
생산성이 제고된다고해서 회사가 경쟁에서 1백%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맥도널회장은 기초를 튼튼히 다짐과 동시에 "신제품"개발에도 열중이다.
고객은 언제나 새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지난 87년까지만해도 보잉에 이어 세계2위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했던
맥도널 더글러스는 신형 "A-340"기를 선보인 유럽의 에어버스에 추월당한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할수 없다는 각오다.

현재 주력기종으로 개발중인 것은 MD-11을 대체할 "MD-12". MD-12는
4발엔진을 탑재한 2층구조의 여객기로 한꺼번에 6백여명을 실어나를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개발된 것중 최대탑승능력(4백명)을 가진 보잉 747-400S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뿐만아니라 MD-12의 운항거리가 보잉747의 두배인
1만4천8백km로 성장 잠재력이 큰 태평양횡단노선에 적합한 기종이다. 이
기종은 오는 96년에 시험비행을 거쳐 97년 항공회사에 납품될 예정이다.

맥도널 더클러스사의 또다른 전략은 외국기업과의 합작등을 통해
해외생산,항공기생산단가를 낮춰보겠다는 것.

대만의 에어로스페이스사가 그 첫번째 합작파트너 대상이다. 대만에대한
기술이전 문제등으로 최종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않고 있으나 대만이
항공산업을 국가적 목표로 육성하고자 계획하고 있어 성사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리엔지니어링 신제품개발 합작생산추진등 자구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맥도널 더글러스사가 과연 상용항공기시장에서의 옛명예를 되찾을수 있을지
관심이다.

<채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