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지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지만 그들은 새벽이 가까워지면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모두가 동숭동거리를 떠난뒤에도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다. 거리의
화가,무명 연극배우,카세트테이프
노점상,꽃집아가씨,청소부,생맥주집주인등이 그들이다.
극단 맥토가 창단20주년을 기념하여 12~25일 문예회관대극장무대에 올리는
창작뮤지컬 "동숭동 연가"는 동숭동 거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속도를
그리고있다.
따라서 이 연극의 주인공은 동숭동을 삶의 근거지로 삼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다.
카세트테이프노점상 진수(임창정)와 꽃집아가씨 하영(윤영아) 그리고
거리의 화가 환섭(박철호)과 무명 연극배우 명희(이정화). 이 두쌍의
젊은이들이 벌이는 사랑과 삶의 애환이 이 연극을 이끌어가는 축이다.
이들은 청소부 이씨(정진)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을 계기로 청소부들을
돕기위한 야외콘서트를 열지만 학예회같은 공연수준에 실망한채 의욕을
잃고 뿔뿔이 흩어지고 만다.
이 소식을 들은 배우들이 자선공연에 대거 참여하면서 결국 야외콘서트는
대성공을 거둔다는 내용.
특히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우리 연극의 산증인격인 원로배우
고설봉옹이 출연,"동숭동은 동숭동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지켜가야 한다"는
대사로써 끝을 맺고있다.
연출가 이종훈씨는 "동숭동거리의 외면적인 화려함보다는 가난하지만
내일을 위한 소박한 꿈을 지켜가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힌다.
무대도 동숭동거리를 최대한 재현했다. 7회의 장면전환으로 동숭동의
상징인 문예회관과 마로니에공원 그리고 그 주변풍경들을 재미있게
되살려낸 것이다.
극본은 지난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인 오은희씨가 썼으며 "열애""당신도
울고 있네요"등을 만들었던 최종혁씨가 "동숭동 아름다운 거리""오늘
이순간에""이 거리에 빨려들 것 같아"등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들을
선보인다.
<이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