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신임 법무장관의 딸이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으로 국내 명
문대에 정원외 특례입학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박 장관의 맏딸(22)은 91학년도 입시에서 외국인이
나 외교관 상사주재원 자녀들에 대해 허용되는 정원외 입학규정을 이용해
외국인 신분으로 이 대학 동양화과에 입학했다.

박장관의 미국 연수시절인 지난 71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던 딸 박씨는 3살 때 한국으로 돌아와 여중.안양여고
를 졸업하는 등 줄곧 한국에서 생활해왔으나 미국 국적으로 이 대학에 특례
입학했다. 박씨는 이 과정에서 한국 국적은 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의 입시원서에는 애초 지리.생물.가사 등 선택과목과 경남 남해라는
본적이 적혀 있는 등 고교 3학년 때까지 정상적인 대학입시를 준비해온 것
으로 드러나 자신의 성적으로는 명문대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국
적을 포기했음을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이날 "딸이 젖먹이 때 미국에서 돌아와 한번도 외국
에 나간 적은 없다"며 "90년 11월께 딸이 `미국 국적이 있을 경우 외국인신
분으로 국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며 울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
해서라도 대학에 가겠다고 해 부모된 심정으로 막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이러한 입학 방식이 편법이란 사실은 알았지만 당시 제도상
합법적 방식이어서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심정으로 편법을 택할 수 밖에 없
었다" "딸이 대학을 졸업하는 대로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국적을 회복
하려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