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두번째의 평화적인 정부교체를 맞고있다. 민주주의의 새역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그동안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고 값비싼 대가도 치렀다.

이제 지난40여년간 우리에게 열려있던것보다 더 넓은 세계가 새로이
열렸다. 통일을 가로막던 외적 장애가 모두 제거되어 민족의 재통합은
우리스스로 풀어가야할 문제가 됐다.

북한의 핵문제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이 주춤거리고 있지만 우리가 계속
노력하면 90년대안에 획기적인 통일의 돌파구가 열릴것으로 믿는다.

우리경제도 민주화과정에서 큰 희생을 치러야했다. 짧은기간에 임금이
급속히 오른데다 인력부족까지 겹쳐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특히 기반이 약한 중소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되어 매우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시련속에서도 지난5년동안 국민총생산액은 2배이상늘어
세계19위에서 15위로 올라섰다. 1인당 국민소득도 3천1백달러에서
6천7백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순외채는 2백24억달러에서 1백10억달러로
줄었다.

이같은 경제적 성과는 민주화와 함께 성취한것이어서 더욱 자랑스럽다.
이제 우리경제는 임금 물가 금리 부동산가격등 모든면에서 안정성장의
기반을 다졌으므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나갈수 있을것으로 확신한다.

정치는 끊임없는 선택의 문제다. 얻는것이 있으면 잃는것도
있게마련이다. 최선을 추구하다 차선으로 만족해야하는 경우도 많다.
시대의 소명과 국민의 기대에 얼마나 충실했느냐에대한 나에대한 평가는
역사가 내려줄것이다.

-청와대를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가는심정은.

"자유롭게 지낼수있게돼 기쁘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읽고싶은 책을 읽겠다. 또 친구도 만나보고 동네목욕탕에도 가보고 싶다"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나.

"역사속의 갈등과 찌꺼기를 씻어내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불
대통령"이 아니라 "물 대통령"이었기에 이것이 가능했고 국민화합과
안정성장의 바탕을 이룰수 있었다고 본다"
-지난5년간의 경제실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은데.

"량적인 면에서 지난5년간 우리경제가 큰 성장을 했다는 점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 GNP등 각종 지표상으로는 물론 국민생활수준을
가늠해볼수있는 자가용수만도 72만대에서 3백30만대로 급증했다.
의료보험수혜자가 61.7%에서 1백%로 확충됐고 주택보급률또한 69.2%에서
76%로 향상됐다.

다만 산업경쟁력이 약화돼 섬유 신발등 노동집약산업에서
수출시장점유율이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2~3년동안에는 정치 사회가 크게
안정돼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본다.

지난해의 5%미만 성장이 너무 낮은것으로 걱정하는 시각도 있으나
과소비진정 거품해소등의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봐야한다.
중소기업에대한 지원은 앞으로도 정부가 확대해나가겠지만 중소기업
스스로도 정부에만 의존하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퇴임후 계획은.

"앞으로 쉬면서 구상하겠다. 미국의 카터전대통령처럼 전임대통령으로서
사회를 위해 봉사할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이진원.김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