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기독교인이다. 경기도 양주군 회천읍 옥정리에 자리잡고있는
4만8천평 규모의 풀무원농장에서 유기농법을 통한 무공해 식품생산에
앞장서며 어려운 사람들과 남을 돕는 공동체생활을 하고 있다. 이농장에는
담하나 없고 배고픈 자를 위해 밤에도 문을 잠그지 않는 "참사랑의
실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체의 소유욕과 그밖의 인간적 욕망들을
접어둔채 "기아.전쟁.공해퇴치"라는 3대 실천목표를 내건 삶을 살고
있는것이다.
그는 국제기아협회한국지부위원장으로 배고픈 사람들을 돕는 한편
경실련환경개발센터 이사장을 맡아 환경보전 공해추방에도 적극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녹색신문사가 제정한 제2회 한국녹색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뜻있는 분들과 공동체생활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농장문호 완전 개방
<>원원장=그리스도가 "이웃사랑하기를 네몸과 같이 하라"고 한 말씀을
실제생활에 옮겨 함께 일하고 먹고 입고 일용양식이외에 남는것이 있으면
굶주린 자에게 나누어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곳 농장에서는 공동체가족 22명이 하루 8시간 유기질비료를 만들거나
주곡및 채소농사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산된 작물로 자급자족하고
아껴서 남은것은 형편이 어려운 농민이나 기아에 허덕이는 국제난민들을
위해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국제기아협회 한국지부위원장
자격으로 에티오피아의 오지를 찾아 4만달러상당의 구호품을 전달했습니다.
그때 실상을 보니 너무 비참하더군요. 완두콩과 비슷한 홀스핀 또는
윌드피스 12 을 8~10명의 식구가 1개월간 먹는다는 겁니다. 물만 우려
먹고 사는 셈이죠. 대부분이 안질이나 각종 피부병을 앓고 있었어요.
다시한번 각오를 다졌습니다. 미약하나마 이들을 위해 "조금더 일하고
조금 더 베풀겠다"고요.
-남을 돕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여유가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농장경영만으로는 어려움이 많을텐데요.
<>원=남을 돕는다는 것은 정신이 문제입니다. 여유가 없어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풀무원 한삶회라고 한것도 바로 이같은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더불어 산다는 뜻입니다. 나쁜 쇠를 풀무질하여
좋은 쇠로 만들듯 인격과 정신을 연단,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가 담겨져 있습니다.
공동체생활에서는 내것 네것이 없습니다. 의식주의 생활수준이 모두
같습니다. 사유재산을 인정치 않는것이죠. 이농장도 사단법인으로 돼
있습니다. 농장경영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해결하고 남는것이 있으면 모두
나보다 못사는 궁핍한 사람들에게 분배합니다.
농장재산은 밭3만평 논6천평 대지 임야1만2천평에 양돈 5백마리
도토리전분공장 두부공장등이 전부입니다.
-이농장에 입주하려면 조건이나 자격이 있는가요.
<>원=풀무원농장에는 담이 없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올수 있고
나갈수 있습니다. 종교도 자유고요. 술 담배를 하지않고 사유재산을
인정치 않는 이곳의 생활수칙만 지키면 됩니다. 술 담배를 허용치
않는것은 정신적인 과소비를 막기위한 것이죠. 입주할때 갖고 들어온 돈은
액수만큼 현물로 환산해두었다가 나갈때 계산해줍니다. 또 돈벌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가능한한 공장취업 알선을 해주고 있어요.
공동체생활을 하는 가구주의 자녀교육은 고등학교까지 지원합니다. 매년
12월20일부터 1월30일까지는 각분야의 교수들을 초빙,인격형성을 위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개인소유를 인정치 않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을텐데요. 사회주의국가의
국영및 집단농장이 좋은 예가 아닐까요.
<>원=맞는 얘기입니다. 자신의 농사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루에
12시간이상 일할텐데..
그래서 기본근로시간인 8시간만 일하고 있습니다. 중요한것은 인간의
본능인 소유욕을 버리려는 마음가짐입니다. 모든 죄는 욕심에서 비롯되고
자신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무소유의 마음을
갖도록 서로 돕는 생활을 하고 있지요.
-공동체생활을 하시기 전에는 어떤일을 하셨나요.
<>원=지난55년께입니다. 토목공사로 적지않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인간이 죄를 짓게되는 것은 "먹는 문제" 즉
생계유지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립의 길을
닦아줘야겠다고 결심하고 경기도부천에 1만5천평의 부지를 확보,거리의
부랑아나 고아들을 데려다 노작교육을 시켰습니다. 오전에는 성서와
교양서적을 통해 정신훈련,오후에는 농사훈련으로 바르게 사는 방법을
터득케 했어요. 노작교육기간은 3년간이었습니다. 이곳 풀무원농장으로
옮겨오기전까지 20년동안 1백여명이 자립해나갔습니다. 그러던중 74년
범브렌트목사의 "하나님의 지하운동"이란 옥중수기와 "중공의
예수가정"이란 책을 읽고 이웃사랑 실천을 결심,지금의 풀무원 한삶회를
설립하게 됐지요.
-일반인에게는 풀무원농장이 이웃을 돕는 곳이라기보다 무공해작물을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것 같습니다.
<>원=쌀농사 밭농사에 일절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않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사실 이곳에서는 처음(76년)부터
농부산물이나 가축의 분뇨,자연의 광석분말(인광석 맥반석 제오라이트
질석분말)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유기농업을 하고 있지요. 퇴비 비용이
많이 들고 김을 매야하므로 생산가격이 높게 들지만 사람이 먹는 곡식을
소홀히 할수없지 않습니까.
유기농으로 수확한 야채의 경우 인체에 무해할 뿐만아니라 고유의 맛과
향,그리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됩니다. 유기농작물이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등을 쓰는 지금의 화학농업으로 생산된 작물보다 얼마나 좋은지 제
경험을 예로 들어보죠. 보시다시피 지금은 이렇게 건강하지만 17년전인
63세까지는 약질이었습니다. 10여세때 간디스토마를 앓고 난뒤 빈혈이
생겨 50여년간 고생했는데 유기농으로 지은 팥과 현미식을 한후 그같은
현상이 깨끗이 없어졌어요. 현미 쌀겨속에 신경안정제인 감마
오리자놀이란 영양소와 각종 비타민군이 있고 팥은 알칼리성이 가장 높은
식품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약하면 유기농업은 건강을 지키고 오염을 방지할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원=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는 현재의 화학영농에
의한 부작용을 들어보죠. 화학비료의 사용은 토양의 유기물함량을
피폐.산성화시키고 있습니다. 토양의 산성화는 작물을 병약하게 만들고
온갖 병해충이 만연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농약사용이 불가피해지고 있는데 이것이 또 토양이나 수자원을 오염시켜
자연계와 인간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들 "땅이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말은 흙1g속에 살고있는 미생물 5천만내지 2억마리가
농약 때문에 죽는다는 뜻입니다. 죽는 땅에서 생산된 곡식이 좋을리
있겠습니까.
유기농업은 바로 이같이 죽는땅을 되살려 좋은 생산물이 나오도록
하자는데서 미.일등지에서는 활발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유기농만이
생태계의 파괴를 막고 각종 공해물질에 의한 식품이나 수자원의 오염을
막아 인간이 건강 장수를 누리는데 도움이 될수 있을것으로 기대됩니다.
물 공기 땅을 살려 우리의 생명이 잠식당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전국 5천가구 참여
-현재 유기농법은 어느정도 보급돼 있습니까.
<>원=유기농업운동에 관련하고 있는 단체는 한국정농회 한국유기농업
환경연구회 가톨릭농민회등이 있습니다. 최초의 유기농업단체는 지난76년
설립된 정농회이고 현재는 유기농업 환경연구회가 6천여명의 회원을 갖고
전국적인 군단위 지회결성을 진행중에 있다고 들었어요. 이중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농가는 대략 5천가구로 추산됩니다. 아직 유기농업 보급이
저조한것은 농촌의 일손이 크게 부족한데다 초창기에는 수확량이 많지 않고
또 생산원가가 높기 때문입니다. 정책적인 지원이 있어야겠습니다.
언젠가의 쌀시장개방에 대비,유기농업이 장려돼야 할것으로 봅니다.
외국쌀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영양이 높고 건강에 좋으면
경쟁력이 있지 않겠습니까. 마침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만큼 이의 보급확대가 시급합니다.
식품사 같은정신 구현
-풀무원농장과 풀무원식품은 어떤 관계에 있습니까. 원장님의 아들
원혜영씨(국회의원)가 풀무원식품의 초대사장을 지낸 것으로 알고있는데..
<>원=지난81년 설립된 풀무원식품은 풀무원농장의 이념과 정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날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바른마음(정심)이 그회사의
사훈이지요. 별개의 사업체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신은 하나인 셈입니다.
풀무원식품에서는 이곳 농장의 농산물을 비롯 정농회 1백50여농가에서
생산한 무공해두부 채소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원=현재 중단하고 있는 농업연수제도를 활성화시킬 생각입니다.
농촌지도자등을 대상으로 유기농법과 미생물집약농법을 적극 보급할
작정입니다.
<지정식수석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