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퇴직자에게 최고 22개월분의 퇴직금을 더 지급합니다"
최근 국내기업들의 감량경영바람속에 외국 컴퓨터업체인 한국IBM이
파격적으로 거액 퇴직금지급을 제의하며 퇴직자원자를 모집,관심을
모으고있다.

경영합리화를 위한 인원감축방안으로 회사측의 이같은 제의에
참여,자원퇴직자는 전체임직원 1천5백명중 무려 10%에 해당하는 1백52명.

회사측이 당초 1백명이내로 예상했던 희망자보다 50%이상 넘어선
숫자이다.

퇴직자모집에 자원한 15년근속경력의 간부사원 A씨(48)의 경우 보너스를
포함,월평균 5백만원의 급여를 받아 왔는데 특별퇴직금으로 1억1천만원과
법정퇴직금 7천5백만원및 30%의 누진퇴직금을 합해 일반퇴직의 2배에
해당하는 2억원정도를 받게 돼 최고의 퇴직금을 받는 퇴직자로 기록될
예정.

또 3년경력의 평사원으로 보너스를 합해 1백50만원을 받던 K양(24)의
경우는 특별퇴직금 1천6백50만원과 법정퇴직금 4백50만원등 2천여만원을
받아 혜택이 없을때 보다 5배나 많은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떠난다. K양은
퇴직금을 결혼자금으로 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근속연수에 8을 더한 수에 월평균급여를 곱한 액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희망자들이 관심을 갖게했다. 그러나 근속기간으로
곱하는 수는 최고 22년으로 제한,그이상의 기간은 혜택을 주지 않고있다.

이처럼 평소보다 좋은 퇴직조건을 제시한 결과 여직원들이 적극
호응,희망자의 26%가 여사원으로 나타났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그러나
이사급이상 고임임원들의 지원은 없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IBM이 자원퇴직제도인 특별퇴직 기회제공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모기업인 미국IBM이 올해중 전세계 IBM관련기업에 근무하는 임직원중
2만5천명을 감축키로 한데서 비롯됐다.

지난해말 에이커스 미국IBM회장은 감량경영방안으로 임직원수를 이처럼
대폭 감축하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었다. 이에따라 한국IBM은
지난1월4일부터 퇴직신청접수에 나섰고 2월15일 마감했다.

퇴직희망자들은 3월말까지 본인이 희망한 시기에 퇴사하게 되며
이달말까지 신청을 철회할 수있다. 또 퇴직후 1년이내에는
컴퓨터관련기업등 경쟁업체에 취업할수 없는 조건을 적용받는다.

한편 일본IBM도 이같은 제도를 도입,상반기중 1천2백명을 감원할 계획으로
있는등 IBM의 "머리수 줄이기"전략은 각국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세계컴퓨터시장에서 무적함대로 통하던 IBM이 이처럼 전략적 감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주력제품인 메인프레임의 판매가 크게 줄어드는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데에서 탈피하기 위한 응급조치로 풀이된다.

지난1월 경영실책의 책임을 물어 에이커스회장이 겸직하던
CEO(최고경영자)권한을 박탈할 정도로 경영정상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IBM의 몸부림에 맞춰 인원감축에 착수한 한국IBM의 자원퇴직제도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노삼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