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최근 가공할 최대의 불치병으로
등장하기전까지만 하더라도 암은 인류 최후의 적으로 생각되었다.
몇10년전부터 이 암이 우리의 가정 이웃 친지를 넘보는 죽움의 병이
되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자기 자신마저도 이미 암의 침입을 받았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릴수 없는 현실이 되었잖은가. 얼마전 발표된
어느 통계는 한국인의 간암사망률이 세계1위가 되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등골이 더욱 싸늘해진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신문지상에는 암예방법이 어떻고 숱한 암치료법과 약이
개발되었다는 기사가 나오는데도 인체의 거의 모든 기관에 새로운 암이
나타나고 그에 따른 사망자수도 늘어나고만 있다. 아직도 암을 고칠수
있는 결정적 수단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4,000여년전 고대 인도의 역사필사본인 "라마야나"에 인류 최초의
암(골종양)기록이 나올 정도로 인류사만큼이나 오래된 병이 암이지만
지금도 그 결정적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3,000여년동안이나 인류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천연두가 1796년 영국의사 에드워드 제너의
백신개발에 따라 1977년 지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을 볼 때 암정복도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던 암에 걸린 환자들이
최근들어서는 반수가까이가 완치되는 놀라운 발전도 희망을 갖게 한다.
수술 방사선 화학 면역요법의 성과다. 그렇다고 그것들이 암의 정체를
밝힐수 있는 실마리를 풀어놓은 것은 아니다. 암의 발생 원인이나 병리가
밝혀져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암에
대한 지식과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친 임상경험등의 축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백신개발로 천연두 광견병 백일해 장티푸스 콜레라 소아마비 간염
황열병등 치명적인 병을 추방했듯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해
낸다면 그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최근 영국 패터슨연구소의
과학자들이 비강암과 임파선암을 퇴치할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여 연내로
인체임상실험을 하게되었다는 소식은 암 완전정복의 날을 앞당겨줄 커다란
기대감을 안겨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천연두백신개발자도 그것이
어떻게해서 천연두를 예방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전혀 알지 못했음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