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까지만 해도 문화사를 논할때 서구문화를 최선의 위치에
놓고 그와 다른 문화는 모든 미개 원시 야만으로 보려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가 모두 "다른것은 곧 미개"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다른것은
특색"이라든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

더구나 각나라마다 그 자신의 역사를 재조명하면서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자각하면서 애정을 갖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것은 옛날것은 무조건 좋다든지 찬양한다든지의 어떤 단순한 복고적인
개념에 의해서 옛날로 되돌아 가자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를 돼새기고
나아가 거기서 미래의 비젼을 발견하자는 것이다.

오늘날 선진 국가들의 영양학자들은 음식문화를 가지고 그나라문화의
척도를 논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특히 한국요리문화를 높이 평가하며 한국
전통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화의 중후함과 크기를 조리법의 가지수 즉 조리방법이 얼마나
다양하느냐로 재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나라 보다도 우리만큼
좋은요리방법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지지고 볶고 조리고 삶고 무치고 부치고 날로먹고 익혀먹고 익히는데에도
쪄서먹고 구워먹고 데쳐먹고 등등. 우리는 보통 식탁에 앉아 나물종류가
많이 상에 올라있으면 "옛날엔 우리가 가난해서 먹을것이 없어 이런것도
먹었을거야"라는 식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옹졸함이 있다. 이런 외소한
생각으로는 자기의 역사를 찾아낼수도 없도 자기문화를 인식할 능력도
지닐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때 우리는 우리의 전통 원래의 우리것을 어떻게
볼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할것이다. 오늘날의 텔레비젼이나 세탁기나
알몬드만이 자랑이 아니료 옛날 있었던 지혜와 명성을 잃어버리고 살려
내지못하고 있음을 아쉬워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잘사는 것에만 취해있어선 안된다. 간혹 우리의 옛것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대로 화석화 시켜 버리고 만다면 결국 우리에게
무엇이 남아 있을까 겁이 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