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25일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시장정보 등이 담긴 컴퓨터
디스켓을 훔쳐 해외 경쟁기업체에 팔아 넘긴 호주인 릭 보튼씨(47.호주 시
드니 거주)에 대해 절도및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보튼씨는 지난해12월14일 오전 11시께 스피커
전문제조업체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삼미기업(주)(사장 유인호.49)
비서실에서 납품가격및 해외시장에 관한 비밀정보가 수록된 컴퓨터 디스켓
30여장을 훔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음향기기업체인 오우라사에 미화
1만여달러를 받고 팔아넘긴 혐의다.

보튼씨는 또 삼미기업측으로부터 자녀학자금과 부인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1천4백여만원을 빌린 뒤 갚지않고 달아난 혐의도 받고있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 91년 8월부터 삼미기업에서 생산 판매자문이사로
일해온 보튼씨는 작년 12월12일 오우라사 관계자로부터 "기업정보를
빼내오면 1만달러 이외에 특별대우를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산업스파이
노릇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튼씨는 오우라사의 한국 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지난 19일 몰래
입국,서울 강남구청담동 P호텔에 투숙해있다가 이를 알아낸 삼미기업측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삼미기업측은 "단골이던 필리핀의 한 바이어가 오우라사로 구매선을
바꾸는 등 기업정보가 유출된 지난해 말부터 외국바이어가 구매선을 다른
곳으로 전환한 예가 2~3건 있었다"면서 "납품가격이 알려져 앞으로의
판로개척 및 유지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61년에 설립돼 현재 6백여명의 종업원을 두고있는 삼미기업은 중국
태국 미국등지에 자회사와 현지공장 갖고 있으며 작년 10월부터 영국 뉴
켄터키에 현지공장설립을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