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독 등 유수기업을 상대로 수천억원의 청와대 특혜대출을 받게 해
주겠다고 속여 대출액 만큼의 부동산 담보서류를 건네받은 뒤 이를 이용
해 사채업자들에게서 거액을 빌려 챙기려 한 청와대 사칭 사기단이 검찰
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3부(김대웅 부장.김윤성 검사)는 19일 이강수(45.무직
서울 도봉구 창1동)씨 등 모두 18명으로 구성된 청와대 사칭 사기단을
적발해 이 가운데 이씨 등 14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남상신(5
3.부동산중개업.경기 의정부시 의정부3동)씨 등 4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9월초 청와대에서 파견된 선거자금 조
달을 위한 특혜대출팀장, 민간인 대출담당 총책, 대출관련 실력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맡은 뒤 자금난을 겪고 있던 (주)한독(사장 심명기)을 상대로
외국차관을 이용한 특혜대출의 일종인 면책자금 2천5백억원을 대출해 주
겠다고 속여 공시지가로 1천3백억원 상당의 인천시 남구 일대 땅 30여만
평을 담보로 이사회 기채결의서 등 대출관련 서류 일체를 건네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같은 방법으로 에메랄드호텔(회장 이종담)에 3백50억원, 여
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씨에게 90억원, 구정골프(대표 이재건)에 4백억
원 등 한독을 포함해 모두 6개 기업 및 개인에게 3천5백억원을 대출해 주
겠다며 부동산 담보제공 서류 등 대출관련 서류 일체를 넘겨받아 이를 가
지고 사채업자들에게서 거액을 빌려 챙기려다 붙잡혔다.
검찰은 "면책자금이란 외국차관을 대출액의 30%만 20년간 은행에 예치
하면 상환책임이 면제되는 파격적 조건으로 대출해주고 대신 대출액의 25
~30%를 정치자금으로 받는 3공 시절의 정치자금 마련책의 일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