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아무래도 걱정이다. 자나깨나 경제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그러면서 경제가 이처럼 어려워진 배경에 관해 많은 말들을 한다.
너도나도 한마디씩 한다. 투자부진과 기술낙후 때문이라거니 혹은 고금리
고임금 때문이라는등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에 곁들여 새정부에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걸 잊지 않는다.

본란은 우리경제의 최대 당면문제,우리경제가 지금과 같은 어려움에
직면하게된 최대원인은 다름아닌 신뢰의 상실,신뢰의 실종현실에 있다고
본다. 정부당국과 관변 전문기관들의 경제예측이나 제시된 정책방향에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고 미덥지 않은 마당에 무슨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기대하고 제조업경쟁력강화니 수출활성화를 기대할수 있겠는가.

사례를 들자면 얼마든지 있지만 지난해 4.4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이
3.4분기수준보다도 더 낮아진것 같다는 소식은 신뢰가 실종된,실종될수밖에
없는 우리 현실을 또한번 분명하게 실증한다. 4분기
GNP(국민총생산)통계가 나오려면 두어달쯤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정권인수인계작업과 관련해서인지 여느때보다 일찍 나도는 4분기 성장률은
대략2. 7%선으로 3분기보다 더 낮다.

문제는 낮아진 사실자체보다 정부예측이 또다시 빗나간데 있다. 불과
두달전 3분기 성장률이 3. 1%로 급락했다는 발표가 있자 정부는 대뜸 이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는 회복될것이라고 말했었다. 1분기의 7. 4%성장이
2분기에 6%(뒤에 5. 9%로 수정)로 둔화되었다는 발표가 있던 작년
9월초에도 역시 하반기를 걱정하는 기색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당시 우리경제가 "제조업을 주축으로 하는 성장궤도를 되찾는
모습"을 시현했다고 자평한바 있다.

지난해 경제예측은 어느것하나 적중된게 없다. 적중은 고사하고 비슷하게
간게 하나도 없다. 빗나가도 한참 빗나갔고 번번이 그랬다. 정부건
전문기관예측이건 하나도 믿을게 못되었다.

자질과 능력부족탓인지,혹은 경제를 객관적 접근대신 희망적으로
파악하려는 정부와 관변기관들의 타성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수가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고의건 과실이건 그런 "엉터리 예치"갖고는 올바른
정책이 나올리 만무하고 기업과 가계등의 경제주체가 정부를 믿고 설계를
할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새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금년에는 경제가 좀 나아질거란 기대가 있다.
어떤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막연한 기대에서이다. 진정 경제를 되살릴
생각이라면 먼저 국민이 믿을수 있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