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여러 유명관광도시들에는 문화유적이나 유산 못지않게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대중교통수단들이 있다.

홍콩에는 세계 유일의 2층전차(tram)가 운행되고 있다. 섬 동쪽끝의
샤오지완(<>기만)에서 서쪽끝의 케네디타운 사이에 3개 노선이 있다.
녹색의 차체에는 기업들의 광고가 페인팅되어 움직이는 광고탑 역할을
한다. 그 전차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이국정취를 물씬 느끼게
된다.

일본 동경시내 한복판에도 60년대까지 서울에서 볼수 있었던 전차노선이
관광명소로 남아 있다. 와세다(조도전)대학앞에서 아라카와(황천)까지를
오가는 구간이다. 일본 각지의 어린이들을 비롯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항상 대만원을 이룬다.

고딕건축의 최고 걸작인 두오모(Duomo 대성당)로부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에 이르기까지 숱한 역사적 유산의 보고이자
세계 패션예술의 중심지인 밀라노에도 피로브스라 불리는 전차가 명물로
남아 있다.

미국의 일천한 역사를 지닌 도시들에도 전차가 오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푸른 하늘을 쳐다 보면서 경사를 오르고 짙푸른
태평양을 내려다 보면서 내려가는 샌프란시스코의 전차를 타보는 맛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로스앤젤레스의 다운타운~롱비치해안에 지난 90년
개통된 블루라인 또한 볼거리다.

그렇다고 이들 도시에 다른 현대적 대중교통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하철도 있고 시내버스도 다닌다. 전통과 현대의 교통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1969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에도 전차가 대중교통수단의 주축이었다.
마포~청량리,종각~안국동,종로4가~혜화동,남대문~효자동,을지로등 6개
노선이 있었다. 1898년 구한말 건설된 이 노선들은 도심교통망의 현대화에
밀려 영원히 그 흔적조차 찾아 볼수 없게 되어 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몇차례인가 폐선될뻔 하다가 관광명물로 그 명맥을 이어오던 한국
유일의 협궤철도인 수인선이 96년까지 광궤철도로 대체되어 전철화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것 또한 수원~인천 출퇴근자들의 편의를 위해
현대화되는 것이고 보면 근시안적인 발상일수밖에 없다. 협궤를
유지하면서 관광명소로 개발될수는 없을지 한번쯤 검토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