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북한의 핵개발 문제와 관련해 "러
시아는 앞으로 북한과의 각종 회담을 통해 계속 정치적 압력을 가할 것"
이라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오후 2박3일 동안의 한국 방문일정을 마무리하면서
청와대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가 비핵화돼야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통일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옐친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핵물질 및 기술 공급을 중단했음
을 거듭 밝히면서 "북한은 러시아의 도움 없이는 핵개발을 못할 것이므
로 현재 핵개발 연구가 동결됐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61년 옛 소련이 북한과 맺은 상호원조조약 중 전쟁 자동
개입 조항에 대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는 만큼
이 조항은 폐기되거나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옐친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의 경제가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어
려움을 겪고 있으나 93년 이후에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국
기업이 서둘러 러시아에 진출하면 성과가 클 뿐 아니라 서로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옐친 대통령의 역사적인 서울 방문으로 한국과 러시아는
민주와 번영의 미래를 향한 협력관계 발전의 토대를 튼튼하게 마련했다"
면서 "양국관계 발전은 동북아 안정과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및 동북아
지역 협력 분위기 확산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옐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옐친 대통령의 방한
일정과 정상회담 성과를 정리한 27개항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