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날 변화하는 시대,변화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있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수용,발전의 전기로 삼느냐,또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어 가느냐,이는 전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지도자,특히 정치지도자들이 떠맡아야할
몫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크다.

이제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열렸다. 집권 민자당은 당총재를 새로
선출,김영삼체제를 출범시켰다. 연말 대선준비를 이제 갖춘 셈이다.
민주당의 김대중대표,국민당의 정주영대표,신정당의 박찬종대표도
대통령후보로서 말과 행동을 통해 국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의 말과 행동은 분명 무게가 실려 있어야 하고 그말은
실현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환심을 사고 인기를 끌기 위해서 미사려구를
나열하는 말의 성찬이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지도자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정치지도자들이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해왔기
때문이다.

김영삼총재는 총재취임사에서 강력한 정부 그러나 작은 정부,강력한
지도력,한국병치유,경제재도약,도덕정치등 중요한 단어를 총동원했다.
야당지도자들도 나라가 나아가야할 방향,우리가 해야할 일을 많이 제시하고
있다. 우리시대가 풀어가야할 과제들이 그러한 단어속에 함축되어 있다.

그러나 그러한 단어를 구사한다고 해서 정치가 바로 서고,사회가
안정되고,경제가 활력을 되찾을수 있을것인가. 우리는 지금 정치적으로나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는
징후들을 여러곳에서 목격한다.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걸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후보들은 하나같이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목청을 높인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겠다면 그 목표가 무엇이며,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어떤것이고,그 수단이 국민경제전체의 운용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그렇지않고 말로만 떠들면 경제는 표류할수 밖에 없다. 6공은
정치민주화와 경제선진화를 이루어내겠다고 하면서 국민의 분출되는 욕구를
수용하려다가 결국 경제를 어려운 국면으로 몰고 왔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에는 합리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상실하면 그건 정책일수 없다. 즉흥적인 구호이거나 공약에 다름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것도 질서와 합리를 바탕으로 한다. 정치는 각기
생각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국민들을 단결시키고 공동의 번영을 위해 힘을
모으는 하나의 틀이다.

그런데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해서 경제를 어렵게 하고있다.
그러면서도 정치지도자들은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국민들을
설득하려들고,그러려니까 포장을 더 화려하게 하는 것이다.

의사는 많으나 명의가 없는게 우리의 상황이다. 정치는 환자를 돌보기는
커녕 멀쩡한 사람들을 병들게까지 한다. 최소한 국민의 눈에는 그렇게
비친다. 여는 야에게,야는 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들지만 국민들이야
모든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물을수 밖에 없다. 그러나 책임을 묻는
방법도 그렇게 분명하지 못하다. 그러니까 정치를 혐오하기까지 하지
않는가. 그래서야 정치가 바로 설수 없다. 나라와 국민을 살리겠다는
정치가 정실에 흘러 1인1가 또는 끼리끼리 실리를 챙긴다는 느낌을
국민들은 갖고있다. 그렇게한 책임은 확실히 정치지도자에게 귀속된다.
정치 그리고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태는 자원낭비는 물론 국민의 가치판단을
혼란시키고 있다.

오늘현재 우리의 상황에서 정치가 해야할 일은 흐트러진 국민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일이다. 이 일처럼 중요한게 따로 없다. 국민들의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는걸 알아야 한다.

허황된 공약을 남발,온갖것을 다해결해 주겠다고 떠들것이 아니라
대권욕을 자제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바깥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우리의 지도자들이 낮은 수준의
정권싸움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며 우리의 거래는 어떻게
보장될수 있는가.

경제를 살리는,우리사회의 질병을 고치는,그러기 위해 바른 정치를 펴려는
진짜 정치 그리고 정치지도자를 국민들은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이 핵심을
제대로 읽는 지도자라야 우리의 미래를 열어갈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