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체결에 따른 우리섬유산업의 대응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보고서는 지난 5월말 멕시코 캔쿤에서 북미3국 섬유협상이 타결된 직후
섬산연워싱턴사무소와 미국 섬유전문컨설팅업체인 커트 새먼 어소시에이트
미직물의류수입협회(USAITA)관계자들이 가졌던 연석회의결과를 요약한것.

보고서에서는 우리업계가 NAFTA의 관세장벽을 넘기위해서는 원사
제직분야의 북미진출이 시급하다는 점이 중점 강조됐다. 원산지규정에
따라 북미3국간의 관세와 쿼터가 모두 철폐되면 한국산섬유는 멀지않아
북미지역에서 모두 멕시코산 제품에 의해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다는것도
지적됐다.

NAFTA의 발효는 그렇지 않아도 북미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있는
우리섬유산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것으로 우려된다는 얘기인 셈이다.

가장 우려되는 조항은 북미3국이 합의한 원사산지주의(Yarn
Forward)원칙에 따른 3중변형(Triple Substantial
Transformation)원산지규정이다. 이는 원천적으로 북미 역내에서 생산된
실로 짠 직물과 그것을 사용한 의류에 대해서만 관세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역내산 원사의 사용비율은 아직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북미의 섬유수입규제강화움직임을 감안하면 적어도 65%를 웃돌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있다.

이같은 원산지규정을 충족시킨 북미산섬유제품의 관세는 단계적으로
10년이내에 모두 철폐된다. 여기에 미국은 멕시코산 제품의 쿼터규제를
협정발효 즉시 없애고 원산지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의 쿼터도 점차
철폐키로했다.

멕시코로서는 쿼터로 묶였던 수출물량규제가 없어지게 됐을뿐아니라
지금까지 대미수출섬유제품에 적용돼온 평균 15%의 관세까지 삭감되는
이점을 얻게된것이다.

업계는 이 경우 멕시코와 이곳을 임가공기지로 삼고있는 미국의
제조업체들이 한국산섬유보다 훨씬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북미시장의
상권을 장악하게 될것으로 보고있다. 섬유수출물량의 4분의1이상을
소화해온 최대시장에서 한국섬유산업은 설자리를 잃게될 것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앞으로 NAF-
TA수혜자격과 혜택을 중남미와 CRB(카리브해연안)각국등에도
확대적용,미주시장 전체를 통합한다는 전략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되면 CBI지역에 진출한 한국업체들도 모두 역내산 원자재를 쓰지
않는한 타격을 면할수없게 된다. 현재 이지역에는 인건비가 싸고 쿼터가
적용되지않는 점을 겨냥한 70여개중소봉제업체들이 진출해있다.
도미니카에 13개업체,코스타리카에 8개,자메이카에 4개,과테말라에
26개,파나마에 3개,온두라스에 15개,콜롬비아및 세인트루시아에 각각
2개업체씩 진출해있으며 투자금액은 7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들 공장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원사및 원단을 가져가 조립가공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같은 방식으로는 쿼터및 관세장벽을 피할수 없어
CBI현지진출이 무의미하게 된것이다. 섬산련 관계자는 "NAFTA협정발효후
CBI지역에 진출해있는 우리업체들이 17 19%의 관세부담에 따른 불리한
경쟁여건으로 철수하든가 아니면 현지생산업체의 임가공업체로 전락하게
될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원산지규제를 피할수 있는 최선의 대책은
섬산련보고서에서 지적된것처럼 원사.제직분야의현지진출이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간단치 않다는데에 업계의 어려움이 있다.

의류수출업체인 신성통상 박풍언사장은 "국내섬유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제고를 위해서는 원사 제직등 업스트림분야의 진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봉제업체는 원사 제직분야의 진출능력과 기술을 갖고 있지못하고
여력이 있는 원사.제직업체는 북미현지투자에 별 관심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원사.제직분야의 현지진출에는 봉제와 달리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안정된 노사관계가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사.제직업체와
의류업체의 동반진출이 검토될수 있으나 업체간의 이해맞추기가 쉽지 않다.
현재 미국에 진출한 21개 섬유업체가운데 직물가공분야에서 4개업체가
가동중에 있으나 대부분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도 투자진출을
꺼리는 요인의 하나로 알려져있다.

이에따라 NAFTA로 인한 피해가 눈앞에 다가온 지금도 미국
멕시코지역진출을 추진하고있는 원사.제직업체는 거의 없다. 다만
갑을방적 동국무역등이 멕시코지사개설을 통해 공장건설의 타당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FTA의 대책은 품질경쟁력의 제고에서 찾아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원의 유은상상무는 "섬유제품은 소재 디자인 패션특성에 따라 고가품과
저가품의 영역이 뚜렷이 구별되고 그 가격의 차이도 매우 크다. NAFTA로
인한 가격경쟁력의 손실을 품질경쟁력을 높임으로써 메울수있는 여지는
크다. 투자진출도 시급하지만 수출제품의 고가화를 위한
기술.소재.디자인개발과 마케팅강화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추창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