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최고점대비 반토막이 나면서 지난87년말 수준으로
밀려내려감에 따라 주식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있다. 이와함께
준국민주라고 할수 있는 은행주가 상승탄력을 거의 상실한채 바닥을
파고있어 투자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증시침체를 배가시키고있다.

증권전문가들도 은행주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양적인 비중이
아주 크다는 점을 감안해 이 금융주의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주의 움직임에서 주식시장의 대세를 가늠해볼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현재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은행주는 10억6천8백92만주로
전체상장주식수의 20%,자본금크기가 1백50억원이상인 대형주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주식의 5분의1이 은행주라고 보면된다.

싯가총액으로 따지면 전체 총액의 16%,대형주 싯가총액의 19%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양적인 비중자체가 절대적인데다가 주식분산이 다른 업종에 비해
잘돼있어 유통물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은행주를 보유한 투자자숫자가 단순히 상장주식구성비로 따진 5분의1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때문에 은행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한전 포철같은 국민주에 버금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주 주가의 바로미터격인 시중은행주의 주가가 현재
7천원대까지 내려가면서 89년4월초의 2만원선과 비교해 60%이상
추락해있다.

투자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점은 주식시장이 개방된후 지금까지
거의 일방적으로 주가가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주 가격을 기준으로 지난3월중순께 심리적마지노선인 1만원대가
무너진후 이렇다할 반등국면 한번 끌어내지 못하고 서울신탁은행 조흥은행
상업은행 종목등이 12일현재 7천원짜리 주식으로 전락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처럼 은행주가 맥을 못추는 기본적인 이유로
지난88,89년의 무더기 유상증자를 먼저 지적한다.

상장은행들의 지난88년중 유상증자는 1천6백61억원어치로 한해
전체유상증자규모의 4분의1을 차지했다. 89년에는 한술더떠
전체유상증자규모의 35%에 달하는 3천9백29억원어치의 은행주 증자가
이뤄졌다.

90년부터는 증권당국의 증자물량통제로 은행들의 유상증자가 원칙적으로
봉쇄돼있지만 지난88,89년의 과다한 물량공급후유증은 지금도 지속되고있어
은행주가 다른 업종주보다 무거운 매물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특히 최근처럼 고객예탁금이 연중최저수준에서 맴돌 정도로 주식시장의
매수세가 취약할 경우엔 은행주의 고질적인 매물부담이 한층 더 부각된다.

또 투자심리측면에서 볼때도 은행주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은행주 자체가 준국민주로 불릴만큼 투자자 범위가 광범위했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증시침체와 더불어 은행주에대한 "비관론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은행주의 덩치로 봐 "거목"이 쓰러지면 쉽게 바로세우기
힘들다는 표현으로 이 금융주가 침체의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기가 힘들
것으로 진단하고있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는 국내주식시장의 사이클상 호황국면때 주도주
역할을 한 주식은 보통 10년후에 전성기를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고있다. 지난88년 호황기에 은행 무역 건설주같은 트로이카주가
장세를 주도한 점을 감안하면 주가주기상으로도 은행주의 대세전환은 아직
이른감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고금리시대가 일단락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팽배해 실적장을 기대하기도 힘든상황이 전개되고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은행주 주가가 지난90년 10월의
담보부족계좌정리때 기록된 전저점까지 내려가 있어 단기적인 소폭의
자율반등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시점이라고 전망하고있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