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오전11시30분 김달현북한부총리겸
대외경제위원장을 접견,12시20분까지 50분동안 요담하고 북한의 핵문제및
부속합의서,남북간 경제협력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일성주석의 구두메시지를 전달받고 김주석의
안부를 묻는 한편 남북간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핵문제와 부속합의서 타결이
선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노대통령과 김부총리의 대화요지.

<>노대통령=이제 이념의 시대는 지나고 오늘날 국제사회에서는 치열한
경제전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처럼 작은 국토에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가 이런 경제전쟁에서 이겨 나가려면 남북이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다행히 내가 국정을 책임진이래 남북대화가 많아지고 교류협력방향으로
움직이게 된것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김부총리=제가 평양을 떠날때 김일성주석은 노대통령께 보내는
구두메시지를 주셨습니다. (김부총리는 봉투에서 메모지를 꺼내 김주석의
메시지를 읽음)
주석님께서는 노대통령에게 따뜻한 문안의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북남합의서가 발효된 이 시점에서 정무원부총리가 남쪽을 방문하는 것은
자못 의의가 있다고 말씀하시고 이번 방문이 성과리에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노대통령=감사합니다. 남과 북은 아직도 대결상태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를 탈피하지 못하면 민족의 불행이 되고 역사의 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민족의 자존심을 드높이고 각박한 경쟁시대에서 이겨나가려면 서로
상대방이 잘못되는 것을 바라서는 안되며 함께 번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결청산의 길밖에 없습니다. 우리민족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납북협력을 통해 늦어도 금세기내에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서로의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남북이
협력하는 길은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부총리=제가 남쪽에 온것은 크게 보면 통일을 위한 것이고 작게보면
경제협력의 돌파구를 찾아 실천에 옮기기위한 것입니다. 다만 몇가지
시범사업에 합의실천해 나가면 대화진전에도 도움이 되고 민족경제발전에도
도움이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남포경공업단지조성사업이
진행될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노대통령=우리는 6월말현재 약2천3백건,52억달러에 달하는 해외투자를
하고있습니다. 김부총리도 경제5단체장 주최 만찬장에서 얘기했다고
들었지만 우리도 러시아나 중국보다는 같은 민족인 북에 먼저 더 많이
투자하고 합작사업을 벌이고 싶습니다. 그러나 답답한 것은 북에
투자하고 북과 합작을 하고 싶어도 투자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환경이란 단순히 경제적차원의 환경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경제외적환경도 매우 중요합니다. 상호 핵사찰문제가 해결되고
남북간 공동위원회등이 정식 발족되어 경제적 비경제적 요인이 해소되면
본격적인 남북합작사업과 투자사업이 활발히 전개될수 있다는 것이 나의
기본방침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해주십시오.

남포경공업단지 문제는 핵문제가 해결되고 부속합의서가 채택되면
경제교류공동위원회에서 다룰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경제협력의
전단계로서 우리측 전문가를 북에 파견,이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배석한 최각규부총리와 김부총리를 돌아보며)구체적
사항은 두 부총리가 만났을때 협의하도록 하십시오.

<>김부총리=그렇게 하겠습니다. 산업시찰에 대한 감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남의 경제인들이 갖고 있는 포부와 도약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남쪽 경제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남과 북의
경제가 서로 보완될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남쪽 경제인은 이익이
있어야 북에 투자를 하지 않겠습니까. 이익이 없으면 안들어올것입니다.
이윤이 날수있게 하겠습니다. 북의 당국자의 한사람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노대통령=김부총리도 평양에 돌아가면 이 사업뿐 아니라 남북간의 경협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있도록 핵문제와 부속합의서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수
있게 노력해 주십시오.

남의 손실이 곧 북의 이익이 되고 북의 이익이 남의 손실이 된다는 이른바
제로섬게임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현재 남북체제를 서로 건드리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로 돕는 협력관계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는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의 성실한 실천으로 이루어질수 있습니다.

<>김부총리=감사합니다. 각하의 말씀을 반드시 전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