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로 시도되고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도 마포간 하저터널공사가
지질등 현장사정을 전혀 고려치않고 설계돼 이를 강행할 경우 붕괴등
대형사고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로인해 지하철 5호선공사의 설계변경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공기도 당초
예상보다 2년가까이 지연될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가 제2기 지하철공사를 너무
서둘러 추진하는 바람에 지질조사등 사전준비 작업을 소홀히 한데 따른
것으로 설계변경과 공법보강등에 약50억원의 재원을 낭비해야 할뿐아니라
공기지연등으로 시민들이 계속 불편을 겪어야 할 형편이다.

오는 93년말 개통 예정으로 추진중인 지하철 5호선 여의도
마포구간(1천5백80m)은 국내 최초로 강밑을 지나는 하저터널방식을
채택,한강바닥에서부터 10 19m 지하구간을 지나도록 설계돼있다.
<그림참조>
그러나 시공업체인 삼부토건은 최근 수직 갱공사를 끝내고 하저터널을
파들어 가기전에 정밀 지질조사를 한 결과 현재의 설계내용대로 공사를
강행할 경우 강바닥이 무너져내려 대형침수사고가 우려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하철 건설본부에 설계변경을 요청했다.

삼부토건의 현장 지질조사팀은 지질조사결과 한강바닥에서 1 1.5m까지는
뻘로 돼있고 10m까지도 모래자갈층과 갈라지기쉬운 단층대로 돼있어 수심
10m깊이로 하저터널을 뚫을경우 한강물의 수압을 견뎌내지 못하고 터널이
무너져내려 대형참사를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관계자는 "설계전에 정밀조사를 하지않고 일반터널공사 경험에 따라
강바닥에서 터널까지 간격을 터널단면(7m)의 1.5배인 10m정도 떼어놓으띄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던것 같다"면서 "서울시의 당초공사계획에 무리가 많았고
사전준비작업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삼부토건은 해저터널 건설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일본의
가지마건설 전문가들을 초청해 자문을 받은결과 "극히 위험하다"는 진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삼부측은 이에따라 최근 "붕괴위험을 피하기위해선 최소한 4 5m정도 더
깊이 내려가 하저터널을 뚫어야한다"며 지하철건설본부에 설계변경을
요청했다.

이 구간의 설계를 맡은 대우엔지니어링측에선 "4 5m를 낮춰 재설계할 경우
문제의 "여의도 마포"구간 뿐만아니라 마포에서 시내쪽으로 1 2개 구간과
여의도에서 영등포쪽 1 2개 구간까지 터널 깊이를 낮춰 조정해야한다"고
밝히고 "특히 지하철역사는 완전히 1개층을 낮춰야하기때문에
지하철5호선을 예정대로 93년말 개통하기는 불가능하며 1년6개월에서
2년정도 늦어질수밖에 없을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하철건설본부는 이 구간의 설계변경 요구를 들어줄 경우 가물막이
공법으로 추진중인 5호선의 또다른 하저터널구간인 천호동 광장동구간을
비롯 지반이 전반적으로 약해 굴착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영등포구간 등에서
설계변경요구가 쏟아질것을 우려한나머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태는 서울시가 2기 지하철추진 과정에서 기본설계가
완료되기도전에 실시설계를 서둘렀고 5호선의 경우 공사구간만
선정,시공업체를 투입시킨후 2 3개월이 지나서야 실시설계를 완료하는등
공기단축에만 지나치게 집착한나머지 기초준비작업을 소홀히한데서 기인된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최근 한국자원연구소 이수곤박사는 지하철건설본부에 제출한
"서울지질특성에 따른 터널개설및 현황보고서"에서
"2기지하철(5,7,8호선)은 1기(1 4호선)와는 달리 편마암층등 지반이
전반적으로 약한 지역을 통과하기때문에 추가 정밀지질조사없이 공사를
강행할 경우 붕괴사고가 빈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