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는 16일 "금융기관 경영지도에 관한 규정"을 의결,시행키로했다.
금융시장개방과 금융자율화의 진전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은행들이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자산을 운용하도록 하기위한 것이다.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부문을 크게 둘로 나누면 하나는 실물부문이요,다른
하나는 금융부문이다. 두 부문은 수레의 두 바퀴에 비유된다. 어느 한
바퀴가 제기능을 못하면 국민경제는 정상운행을 못한다.

그동안 우리는 실물부문을 구성하는 기업이 부실로 쓰러지는걸 많이
경험했다. 그러나 은행이 쓰러지는걸 보지못했다. 관치금융의 틀속에서
국가기관적 성격을 띤 은행은 경영실적이 나쁘더라도 망하지 않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사정은 달라지고 있다. 개방화와 자율화시대에서는 은행도 쓰러질수
있는 것이다. 은행이 부실해 쓰러진다면 그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

은행감독원이 마련한 금융기관 경영지도규정을 금통위가 의결,시행키로
한것은 은행경영의 자율화에 따른 은행감독기능을 강화할 필요성때문이다.

새로 규정된 사항을 보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규제도입,경영지도비율설정,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한도
설정,부실자산의 대손상각확대,불건전영업행위의 금지등이다.

금융기관의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자기자본을 대출금등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94년부터 7. 25%이상,96년부터 8%이상
유지토록 명시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93년부터 이 비율을 8%이상으로
유지토록 되어 있다.

현재 한국은 몇개 은행을 제외하면 이 비율이 8%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큰 문제는 없다. 또 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자본금을 늘리면 이
비율유지는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증자가 여의치 않을 때에는 대출이
그만큼 제약을 받을수 밖에 없게 된다.

은행은 예수금의 30%이상을 유동성자산으로 유지해야 하며,금융기관이
동일 자회사에 대한 대출과 지급보증을 자기자본의 20%와 40%이내로
제한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또 과도한 "꺾기",고의적인 예금 또는
대출계수분식등 불건전 융관행을 금지하고 있다.

금통위에서 의결한 규정은 과거 명확한 규정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은행경영에 간섭하던 것에서 벗어나 감독과 지도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할수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아직도
은행인사의 자율화가 이뤄지지 않은채 경영책임을 얼마만큼 물을수
있을지,또 엄연히 못하게 돼있는 "꺾기"등이 자행되고 있는건 어떻게
할것인지 묻고 싶다.

형식적으로 규정을 지키는척 하는것 보다 금융의 바람직한 역할과 건전한
금융관행정착을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인들의 분발이 거듭 촉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