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국제화의 물결이 우리 기업의 경영전략에 무엇을 시사하는것일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개별기업들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사항을 지적해 보기로 한다.

첫째 기업전략이 국내시장만을 겨냥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상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개방된 국내시장에 유입되는
외국제품과의 경쟁에서 견디기 힘들것이다. 반면에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기업전략에 성공하면 크나큰 기업성과를 올릴수 있는 희망적 측면도 있다.
가령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품하나만 만들어내도 세계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릴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선진국 대기업의 세계적 경영전략에
언급하였는데 우리 기업들도 우리 나름대로 세계경영전략이 필요한 때가
온것이다.

둘째 사회경제적 변화이건 기술적 변화이건,변화에는 반드시 새로운
니즈가 따르게 된다는 것이 경영자의 기본 시각이다.

새로운 상품생산은 국제분업을 필요로 하고 따라서 우리 기업들이 거기에
끼어들 수 있는 자리는 반드시 있을 것이다. 요는 그러한 새로운 니즈를
발견하고 그것을 기업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것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필요로 한다. 정보화시대이니 만큼 광범한 정보와 지식을 수집하여 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보는 것이다. 두들기면 반드시 문은 열릴 것이다.

셋째 정보화시대에는 사람들의 기호와 취미가 빨리 변화하고 다양화한다.
이것은 고급상품일수록 그러한다. 이러한 현실에 적응하자면 소량
다품종주의의 생산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단순노동에 의한 대중품의
대량생산 방식은 이미 다른 후진국에 넘겨줄 수 밖에 없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산업간의 분업뿐만 아니라 기업간 분업,제품간 분업,공정간
분업등이 확대추세에 있는만큼 변화하는 국제비교우위를 감안하여
외국기업과의 분업생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기술을 익히고 미래의 시장을 개척할수 있을 것이다.

넷째 분업화 추세와 관련하여 선진국의 첨단제품 생산에 부품공급의 길을
트는 것이다. 첨단제품일수록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과거에 완성재조립에 치중한 나머지 부품의 수입 의존도를 크게
만든 약점을 지니고 있고 그것이 무역수지적자의 가장 큰 요인이되고 있다.
첨단제품 완성재 생산을 위해 거액의 투자를 하느니 보다 같은 자금을 다수
부품 생산에 분산 투자하면 기술흡수와 마케팅에도 비교적 유리하지 않을까
한다.

다섯째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 세계 첨단산업에서 한자리를
잡으려면 우리자신의 힘만으로는 부족한만큼 밖으로 나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파트너를 잡아야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외국투자분위기가
좋지않다는 평이 있는데 이것은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상호이익과 신의의 원칙을 지켜 선량한
외국투자가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하며 정부는 투자분위기의 개선을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할것이다.

여섯째 우리기업들은 자체기술 능력을 배양해야 하겠는데 그러자면
기업내에 창조의 분위기가 충만해 있어야 한다. 창조적 혁신은 반드시
천재 전문가에 의해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구성원들이 누구라도 창조적 활동에 참여할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창조지향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를 위하여 분임토의 QC활동 제안포상제도등이 바람직한데 이와 동시에
변화와 혁신에 대한 조직내의 저항요소를 과감히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다.
특히 상층부의 무사안일과 현상유지 성향을 타파해야 한다.

일곱째 관련업종 중심의 다각화에는 이른바 범위의 경제성(Economies of
Scope)이 따르는 이점이 있다. 다시 말하면 관련업종을 다각경영 할때에는
관련기업들이 경영자원을 공동으로 이용할수 있는 범위가 확대된다.
예컨대 그룹내의 기업들이 정보 기술 거래선등으로 공동이용하면 그 만큼
비용이 절감되고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관련업종으로의
다각화는 경영능률을 높이는한 배척할 이유가 없다. 반면 그룹내 한기업의
손실을 다른기업의 이익으로 채워줌으로써 그룹전체의 존립을 유지하려는
따위의 다각화는 국민경제 전체의 견지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룹내의
각기업은 초창기이후에는 독립적으로 채산을 맞추어야 하고 못맞추면
그룹에서 제거하는 것이 경영합리화의 길이다.

여덟째 국제화시대는 전문경영인의 시대가 된다. 전문지식과 기량이
없으면 정보화시대의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대기업에
관한한 창업자경영,혹은 소유자경영에는 한계가 있다.

소유주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이 지배하는 일본의 기업에서는 톱다운이
아니라 다운업의 의사결정 방식이 기업성공의 비결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을
배울 필요가 있다.

아홉째 민주화의 과정에서 경영자들이 노사관계에 노심하고 있는데 결국
여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고 변화의 방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제
노동자에게 일을 시키고 돈만 주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들은 한
인격으로서 자기직장에서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여 남과 같이 인정을 받고
풍요한 생활을 누리고자 함에 있어서 소유주나 경영자와 조금도 다를바
없다. 경영자는 종업원들이 독립된 인격으로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도우는 시각에서 인사관리를 하지 않으면 그들의 근면과 창의를 끌어
낼수가 없다.

그들에게 어떠한 긍지와 동기를 부여하고 그를 뒷받침 해주면 의외로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수 많은 경영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요컨대
공생주의,혹은 인본주의의 노사관을 정립할 때가 왔다.

끝으로 말단근로자의 애사심,나아가 노사일체의 유대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재삼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