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엊그제 오후 한전에서 있은 에너지절약과 전력수급대책
회의에서 에너지정책을 공급위주에서 수요관리위주로 과감하게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회의의 주제였던 절약이란것 자체가 수요관리의 중요한
일부이지만 지금은 물론이고 장래에도 에너지문제의 핵심과제는 수요,즉
소비를 우리 경제가 감당할만한 적정수준으로 조절하고 다스리는 일이라는
점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것을 실현할 방법이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그간 수없이 많은 변환을 거듭해왔다. 석탄과
기름,수력과 화력,그리고 원자력사이를 오락가락해왔다. 또 두차례의 국제
석유파동이나 재작년 가을이후의 걸프사태와같은 경우에는 절약을
외치다가도 금세 공급문제로 관심을 돌리는등 일관성을 찾기 어려웠다.

가장 바람직한 에너지정책으로 말하면 어느 한쪽에만 치중하기보다 수요와
공급 쌍방을 조절해서 균형과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또 인위적 규제나
강제대신 가격을 모게로한 시장메커니즘에 의해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럴 상황이 못된다. 수요쪽을 어떻게든 다스려야할
절박한 처지에 있다.

기름 한방울 나지않는 현실이나경제적부담에 더해서 환경문제까지를
들먹여서도 이젠 부족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소비증가율에 제동을
걸지않고서는 경제가 영구히 경쟁력을 회복할수 없는것은 물론 국가안위가
문제될 상황이다.

방향은 옳은데 수단이 문제다. 수요관리위주 에너지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다음과같은 점에 유의해야한다.

첫째 일관성있게,그리고 종합적으로 추진돼야한다. 전력예비율이
과도하게 낮다거나 혹은 소비증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현실때문에
일시적으로 강조되는 시책이 아니라 에너지정책의 변함없는 기조가
돼야한다. 또 모든 에너지와 수요에 골고루 시행돼야한다.

둘째 가격의 단계적이고 꾸준한 현실화를 통해 절약의식과 합리적 효율적
이용관행을 유도해야한다. 가격탄력성이 낮은게 문제지만 언젠가는 달라질
것이다.

셋째 산업구조의 개편과 과감한 에너지절약투자유인이 긴요하다.
전체에너지소비의 50%이상이 산업용이며 경기전반의 하강국면속에서도
산업원료용 석유소비가 급증하고있는데 이걸 다스려야한다.

그러나 역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과 꾸준한 계몽을 통해 국민의식과
경제체질을 바꾸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