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첨단고가건설장비인 TBM(Tunnel Boring Machine=전단면굴착기)의
황금시장으로 부상,세계굴지의 TBM제작회사들이 서울로 몰려들어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서울시내 지하철과 지하차도 도시순환고속화도로등 초대형
지하굴착공사가 일시에 쏟아져 약 4조원규모의 시장이 확보된데다 특히
서울시가 이장비없이는 공사를 수주할수없도록해 건설업체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대당 최고 1백50억원을 호가하는 TBM을 다투어
도입하고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TBM의 세계최대시장으로 알려지자
스웨덴의 아틀라스코프코사,오스트리아의 뵈이스트알피네사,독일의
빌스사,미국의 로빈스사등 세계4대 TBM메이커들이 서울로 진출,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있다.
또 제품사양이나 기능이 한국토양에 맞지않아 그동안 팔짱만 낀채
쳐다보고있던 일본업체들마저 한국시장규모가 워낙 커지자 아예 한국형
TBM개발을 검토하는등 뒤늦게 한국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서두르고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국에서 제품설명회를 열고 국내업계관계자들을 상대로 공식
비공식로비를 펴는등 한국시장 보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지금까지 독일 빌스사는 유원건설에 구경 2.6 8m짜리 TBM을 팔았고
진로건설에도 구경4.5 11.3m짜리 3대를 팔았다.
또 미국의 로빈스사는 진로건설에 3.8 4.5m짜리 3대,현대건설에도 1대를
판매했다.
스웨덴의 아틀라스코프코사는 한양에 3.5m,4.5m6m,7m짜리 4대를 판데이어
추가로 3 4대를 팔기위해 교섭중이다.
이회사는 동아건설과도 TBM거래를 상담중이고 뵈이스트 알피네사는 대림
쌍용등과 상담을 거의 마무리지은 상태다.
이밖에 대우 선경 라이프 럭키개발등 국내굴지의 토목업체들도 TBM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까지 TBM수입규모는 1천억원대에 이르며 계약단계에
있는것만 3백억원선에 달한다.
업계관계자들은 "터널규격에따라 다른 구경의 TBM을 써야하기 때문에 구경
3 11m까지 5 6종을 한꺼번에 들여와야 한다"며 "현재 추세대로 국내20위권
토목업체들이 다투어 TBM을 도입할 경우 올해에만 줄잡아 5천억
6천억원어치의 TBM수입이 불가피할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일시에 TBM을 도입하게 되면서 대당 15 20명씩 소요되는
전문운영요원이 부족해 이들의 스카우트전까지 벌어지고 있는가하면
구입자금으로 쓸 특별외화대출쟁탈전까지 벌이는등 갖가지 부작용도
빚고있다.
이처럼 TBM도입이 홍수를 이루게되자 업계안에서도 "이대로 가면 2
3년후엔 중동건설장비과잉문제와 같은 공사물량과 TBM장비의 수급불균형에
따른 파동이 우려된다"는 자성론이 일고있다.
<이동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