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후 주식시장이 맥을 추지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종합주가지수가 올들어 처음으로 600선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31일에는 장중한때 590선이 무너져 총선이후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증시안정기금의 시장개입으로 종합주가지수가
겨우 600선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총선이후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향후 정국추이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깔려 있는데다 경기불투명과
증시자금이탈등 주식시장의 여건이 악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자금사정도 점차 악화되고 있어 주식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자사간 콜금리는 지난달 31일현재 연17.30%로 총선직전인 23일의
15.0%보다 2.3%포인트나 치솟았다.
증시자금사정의 바로미터인 고객예탁금도 큰폭의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30일현재 고객예탁금은 1조4천5백63억원으로 이틀사이에
1천2백억원이 줄어들었다.
주식시장안팎의 여러 여건들이 악화되고 있어 향후 주식시장은 당분간
종합주가지수 600선을 중심으로 횡보국면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31일 대형제조주와 금융주가 큰폭으로 올라 앞으로 대형주위주의
장세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에도 불구,많은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대형주의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여건들이 대형주의 상승을 뒷받침하기에는 극히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대형주의 주가상승은 큰폭의 주가하락에 따른 자율반등에
불과할 뿐만아니라 경기회복등 기본적인 주식시장여건이 호전되지 않는한
대형주의 상승은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 것
같다.
증시자금사정이 열악한 상태가 지속되는한 대형주의 매물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단기매매전략을 펴야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대기업그룹중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올해 영업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가는
오름세를 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대기업그룹계열사의 주가도 기업의 내재가치에 따라
종목별주가차별화현상이 나타난다는 이야기이다.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저PER(주가수익비율)종목들에 쏠려있다.
저PER종목들이 그동안 무차별적으로 올랐다는 점을 감안해 볼때 앞으로
주가의 조정양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주식시장개방이후 기업의 본질가치를 중시하는 투자패턴이 전개되면서
"저PER혁명"의 바람이 분 셈이다.
이같은 저PER 바람은 주식시장개방초기단계의 외국투자자들의
장세선도에서 국내투자자들의 모방단계를 거쳐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주식시장개방이후 저PER종목의 무차별상승추세가 멈춰지고 앞으로
영업실적이 호전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의 PER수준이 시장평균PER를 웃돈다고 하더라도 예상PER가 낮을경우
추가적으로 상승할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뿐만아니라 최근의 주가급등에도 불구,여전히 낮은 PER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도 추가상승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종목별주가차별화현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장세의 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양상이 나타나고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자본금이 큰 대형주위주로 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해당산업의 경기변화와
개별기업의 수익성 및 성장성을 고려하는 투자전략을 펴야한다는
투자조언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매매패턴이 업종별 테마별 주가동조화보다는 개별종목위주로
오르내림세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때 이같은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같다.
과거 종합주가지수의 등락에 따라 장세의 흐름을 판단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최근들어 종합주가지수의 의미가 크게 퇴색하고 있는 느낌이다.
<김시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