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는 소리가 높지만 실제로 우리경제의 실상은 어떤 것이며 또
새로 고쳐 잡아야할 운용방향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본란은 마침
한은에 의해 발표된 "91년GNP잠정추계"는 일반이 갖는 그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에 나름대로 하나의 기준을 제공하는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내용을 주목하고자 한다.
한은추계에 의하면 91년의 우리경제는 8. 4%의 실질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성장률이 90년의 9. 3%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과열된
경제의 진정국면으로의 연착육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말한다고
하겠으나 8. 4%라는 성장률은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6.8-7.2%을
웃돈다는 점에서 우리경제가 수치상으로는 결코 "침체"된 상태에
있지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성장이 산업발전의 원동력인 제조업의 주동에
의한것이 아니라 건설 서비스부문의 고성장과 높은 소비지출에 의해
이루어졌고 GNP계정에 적용되는 물가상승률인 GNP디플레이터에 있어서는
10년래 최고치인 10. 9%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경제가 양적으로는 고성장했는지는 모르나 질적으로는
"속빈강정"같은 취약하고 불건전한 구조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200만호 주택건설계획의 강행에 따른 자원배분의왜곡으로 결과된
"제조업 위축 건설부문 이상비대"가 그동안의 건설 투자 과열억제조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경제 정상화에 부담이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10. 9%의 디플레이터는 가계를 압박하는 고물가로
인플레불안을 가시화하고있고 고임금 고금리가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킴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의 균형을 잃은
투자실적은 지난해 우리경제의 왜곡을 무엇보다 웅변적으로 실증하고있다.
건설업이 89년의 16%,90년의 23. 7%보다 11. 3%로 성장률이 낮아졌으나
건물건설투자액은 총고정투자액의 41. 7%인 33조8천억원이었다. 그런데
기업설비투자에는 전체의 35%인 28조3,000억원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건물을 건설하는데 투입된 돈이 설비투자에 투입된 돈보다
5조5,000억원이나 많다는것은 그만큼 산업구조강화에 쓰일 투자가
위축됨으로써 우리산업의 경쟁력향상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얻어지는 교훈은 우리경제의 대외경쟁력강화를 위해 최우선으로 설비투자에
투자를 유도하도록 정부정책과 기업경영전략을 바꾸어야 하며 금리인하
규제철폐등으로 투자환경을 설비투자에 유리하게 조성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