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틀러". 이것은 최병열노동부장관의 별명이다. 노동부내에서는
이별명이 나쁜 측면보다는 최장관의 추진력과 판단력을 평가해주는
애칭으로 통한다. 때문에 최장관이 15개월전 노동부를 맡은이후 국내
임금구조의 모순을 인식,총액임금제를 도입하려고 할때 반대도 많았지만
현재는 "소신장관"의 충정을 이해하는 쪽으로 여론이 돌아섰다.
심지어 오랜 미국생활에서 돌아온 한 대학교수는 "한국의 각료들은
임명권자의 눈치나 보는 일회용 "기저귀"신세"라고 혹평하면서도 "그러나
국가의 장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는 각료들도 한두명 있다"고 지적,
최장관을 간접적으로 높이 평가했다.
이런 최장관이 총액임금제의 본격적인 시행이 임박한 시점에서 중점관리
대상업체의 명단을 유출한 담당공무원을 전격적으로 지방전보발령을 내여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유는 "자료유출"이 아닌 "근무시간중 자리이탈"
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기자가 이 문제를 제기하는것은 간단하다. 지금까지 최장관의 인사는
외풍(?)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채 각 국.실장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인사에
관한한 과연 "최틀러"라는 공정성을 믿고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상업체 명단의 공개로 노동부직원들은 "선정기준이 뭐냐""총액
임금제는 임금억제정책이다"는등의 각종 항의전화에 시달렸다. 오히려
선정에서 간과한 문제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셈이다.
그런데 최장관은 보도가 나간지 몇시간만에 해당공무원을 보직변경
발령했다. 언론에 자료를 유출했다는 직접적인 사건이 발단이 돼
"자리이탈"이라는 간접적인 이유를 내세워 전격조치한 이번인사는 "대언론
봉쇄조치"라는 인상을 지울수없다.
최장관은 성급한 문책성 인사에 앞서 우선 명단공개로 나타난 문제점의
보완에 적극나서 "역점시책"이 산업현장에 뿌리내릴수 있도록 했어야
할것이다.
해당공무원을 취재에 응하고 자료들 유출했다는 사유로 사건발생
몇시간만에 조치한 인사는 최장관의 이미지에 맞지않다는게 주변의 공통된
여론이다. 아무리 취재봉쇄가 아니라고 말하더라도 이번 인사조치는
공무원의 속성상 기자출신인 최장관이 공무원의 대언론공포증을 갖게하기
마련이다.
"왕의티"를 남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