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와의 경영권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었던 (주)종근당(대표 손영동)
이 순이익을 실제보다 과도하게 부풀리기 위해 분식결산을 시도, 물의를
빚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91년도 결산보고서에서 (주)한국로슈에
대한 투자유가증권 평가손 10억원을 계상하지 않는 방법으로 실제
36억원인 순이익을 46억원으로 부풀렸다는 것이다.
종근당은 한국로슈에 이 회사 자본금의 25%에 해당하는 15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한국로슈가 판매부진으로 자본을 잠식당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자본잠식된 부분인 10억원을 평가손에 반영해야 하는데도 아무런
설명없이 이를 계상하지 않았다.
회계감사 법인인 영화회계법인은 종근당의 이같은 분식결산 사실이
적발됨에 따라 감사보고서에 한정의견을 내렸다.
한편 종근당은 이처럼 투자유가증권 평가손을 반영하지 않은 것외에도
지난해 한국로슈측에 `사리돈'' 판매권을 20억원에 넘긴 것을 잡수익에
계상해 숫자상의 순이익을 부풀리는데 안간힘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제약업계에서는 지난 90년 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종근당이
한국로슈와의 경영권 및 사리돈 판매권 다툼 등으로 영업이 악화된 것을
감추기 위해 이처럼 무리하게 순이익을 분식하려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종근당은 당초 스위스 로슈측과 50대50 합작으로 한국로슈를 설립,
경영권을 행사해왔으나 지난해 9월 한국로슈 자본금을 30억원에서
60원억원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증자에 참여치 않아 지분율이 종전의
50%에서 25%로 낮아져 경영권을 로슈측에 넘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