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정주영국민당대표일가에 대한 가지급금 조기회수문제를 놓고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과 현대그룹이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그룹의 가지급금은 지난 2월말 현재 2천4백83억원. 회사측에서는
이를 95년까지 4년간에 걸쳐 회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외환은행은 4년은
너무 길다며 하루빨리 거둬들이라고 촉구하는등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가지급금상환은 현대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여신재개및 기업투자승인과
연계되어있어 양측의 줄다리기가 관심을 끌고있다.
홍재형외환은행장은 이와관련,계열관련인들이 그간 주식을 판 규모가
2천4백91억원정도에 달하고 배당금이나 부동산 처분자금도 꽤되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기상환계획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13일
회사측에 보냈다. 홍행장은 상환계획서를 낼때 그타당성을 따질수 있도록
해당계열 관련인별 배당금면세 주식매각내역 기타자산처분내용
가지급금사용용도및 일자별 발생내용도 함께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외환은행측에서는 계열관련인들이 회사에서 꾼 가지급금을 갚을만한 재원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런데도 상환을 미루는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지급금은 말 그대로 기업이 일시적으로 계열관련인들에게
임시로 빌려준 자금인 만큼 상환능력이 생기는 대로 즉시 회수하는게
마땅하다며 이를 늦추려는 것은 다른 목적으로 가지급금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보는것이다. 때문에 외환은행측에서 정대표등
관련인들의 가지급금회수를 미룰경우 현대계열사의 대규모자금차입이나
투자를 승인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있다. 다급한 자금은 지원하더라도
차입규모가 크거나 불요불급한 투자를 지원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는 이에앞서 지난 7일 기업공개와 주식매각이 허용된다는 전제아래
95년까지 가지급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었다. 외환은행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않고 조기회수를 촉구한 만큼 현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