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타"라는 노래가 유행하고 있다. 그 가수가 갑자기 유명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두고 왈가왈부하고 있는 것같다.
나는 그 노래의 가사를 다 외지 못한다. 하지만 그 노래의 핵심은
"인생이란 다 그런거지 않소"하는데에 있는 것같다. "알몸으로 왔다가
옷한벌을 걸쳤잖소"하면서 "허허"하고 웃는 꼴이 호탕한 선객의 냉소같이
들리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내가 과문해서 알고 있지 못하지만
틀림없이 작사자는 불교를 좀 아는 사람인 것같다.
인도말에 "타타타아"(tathata)라는 말이 있다. 여여 또는 진여라
번역된다. "타타아"(tatha)라는 부사가 명사화된 말이다. "타타아"라는
말은 "뭣뭣과같이 그와같이"라는 경우의 "그와같이""그것처럼""그것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그런 뜻을 가진 말이다. 그래서 "타타아"는 여자로
번역되는 일이 많았다. 우주자연의 실상,인생의 본래의 모습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것은 두가지 측면에서 파악되었다. 다 허망한 것,결국에는
공허한 것,그러나 그것을 깨달으면 사람의 마음이 결코 허무가 아니라 모든
질서와 가치의 근원이 되는 그런 깨달음의 마음,그것을 진여라 한것이다.
이것을 깨닫고 여여해진 사람을 "타타아가타"(여래 또는
여거)"타타아"해진곳,"타타타아"에 가버린사람,와버린사람이라고
했던것이다. "별처럼 달처럼 태양처럼"은 내가 근래에 낸 책의 이름이다.
사람이 그렇게 된다는 것은 하나의 먼 비유이지만 그래도 그것들처럼
무심해 질 수만 있다면,그리고 어김없이 낮과 밤의 등불이 될수만 있다면
그것을 "타타아"라고 할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여,여여,진여
"타타타아"이다.
신라향가에 안민가라는 것이 있었다. "어버이가 어버이답게""임금이
임금답게"되면 나라와 백성이 편안히 살게 될 것이다 라는 노래였다. 이
안민가의 "답게"의 이독가 "여"자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지.
"여"의 의미는 "답게"의 뜻도 된다. 사람이 사람"답게"사는 것을
"타타타아"라고 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 잖소"의 "그런
것"이 "타타타아"인 것이다.
그런 것이라니 어떤 것이 그런 것이란 말인가?"네가 나를 모르는데,난들
너를 어찌 알겠는가. "남편이 여편을 보고 하던,여편이 남편을 보고
하던,사람과 사람사이에 이런 대화가 많이 오고 감직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지금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며 살고 있다. 자기자신이 무엇이며 누구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 그렇게 불신과 무지의 상태를
"타타타아"(진여,여여)라고 하지는 않는다. 지금 유행중인 "타타타"는
소승의 의미만을 물씬 풍기며 살 맛을 잃어버린 텅빈 가슴에 물을 먹여주며
위로하는 격의 노래이다.
뭐가 다 그런거냐. 하나도 믿을것 없다는 것이지. 다 가짜라는 것이지.
세상에 존경할 사람 하나도 없다는 것이지. 다 거짓말쟁이라는 것이지.
돈 좀 만진 다고 겸손하고 착한 사람 보기 드물다는 것이지.
"다 그런 거다"라는 말에는 자조 자폭 자기의 심정이 담겨 있다고
누군가가 그랬던것같다. 추한 인간의 몰골만 보다보면 그런 허탈한
생각밖에는 날 것이 없다고 해도 할말이 없다. 소승불교의 공이란
생각에는 그런 허탈감이 섞여 있다.
지금 세상은 야심가들의 야망이 한창 부풀어 만들어낸 허망한 환상과
속임수 섞인 허황한 말의 소음으로 요란하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무언가
거짓만이 판을 치고 있는 느낌이다. 이게 아닌데,이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닌데,사람들 마음이 여여치가 못하다. 다 석연치 않은 가슴을 움켜쥐고
아닌 줄 알면서도 밀려가고 있다. 끝까지 미사려구로 속임수를
쓰던가,혹은 집단적음모에 몸을 맡기고 밀고가는 수레바퀴속에서 대중은
구조적 악의 혼미속에서 헤어나지못하고 있다.
"타타타",이 노래는 이런 사회분위기속에서 그게아니라고 생각하는 힘없는
자가 허공을 쳐다보며 부르는 노래이다.
그것은 진짜"타타타아"(여여)의 노래가 아니다. "히히"하고 웃자. 더
크게 웃자. 그리고나서 "아니다라고 외칠줄 알아야 한다. 남이 마련해준
정치노름의 시설을 재고해 보아야 한다. 왜 우리가 되지도 않는
공명선거,정당정치의 외제약방으로 돈을 낭비하고 정력을 소모하며,다정한
이웃끼리 싸우는 원수가 돼야하는가,그것이 진정한 "타타타아"원수가
되어야 하는가. 그것이 진정한 "타타타아"는 아니다. 그것이 우리가
사람답고 국민의 대표답고 나라의 어른다워지는 길은 아니지 않느냐.
부모가 싸우는 민주주의사제가 싸우는 민주주의,노사가 싸우는 민주주의
사람들 모두가 다 제 위치를 망각하고 똑같은 투사가 되어 때로는
모래알처럼 메마르고 때로는 진흙처럼 떡이 되는 이런 인간들의 처지를
여여하다(타타타아)고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그런 노래를 좋아하게 만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