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301조 으름장 이번의 협상실패는 그간 중국이 보였던 대폭적인
미국입장 수용및 미국의 대중 MFN(최혜국대우)연장방침으로 조성된 양국간
화해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았다.
미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경제 무역지원을 지속,중국의 개혁노력을
도와줌으로써 중국경제를 세계무대로 끌어들인다는 기본 전략을 수립해놓고
있다. 여기에는 또한 거대한 중국시장을 경쟁국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경제적 계산도 깔려있다.
자국경제를 세계 무대로 확대시키려는 중국 역시 미국과의 경제관계
개선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GATT(관세무역일반협정)가입을 앞두고
있는 중국은 단기적인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취해왔었다.
이같은 양국의 이해가 맞물려 미국과 중국은 올들어 계속된 수차례의
협상을 통해 긍정적협상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지난달16일 중국은 지적재산권에 관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중국내
미국 저작권및 특허권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21일에는 미국의
주장대로 대중동무기수출도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따라 미국은 인공위성부품 고성능컴퓨터등 첨단장비에 대한 대중
금수조치를 해제했다.
한 걸음 더나아가 미행정부는 상원의 결정에 대통령비토권을 행사,대중
MFN을 1년더 연장할 방침임을 분명히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국.중국의 협상자세를 들어 제5차 북경무역
협상에서 실질적인 조치를 기대했었다.
홍콩의 일부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협상실패는 "미.중간 경제협상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이라고 말하기도했다.
미국은 협상실패의 원인을 중국이 유.무형의 조치를 통해 조직적으로
미국수출을 방해하고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특히 중국이 베일에 가려진 무역관련 법규를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또한 동일 상품에 대해서도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다른 수입관세,세관의
부당한 통관검사등을 즉각 중지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협상시한을 오는10월9일로 못박고 그 이전까지 중국의 합의가
없다면 통상법 301조를 발동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있다. 이럴 경우
약4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가 부과된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상품에 대해 수입규제조치를 단행한다면 중국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반발하고있다.
양국간 마찰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89년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있는
미국의 대중무역적자. 88년에는 40억달러에 머물렀던 적자액은 89년
약65억달러,90년에는 1백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액은 약1백3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미상무부는 밝히고 있다.
천안문사태이후 인권탄압을 이유로 중국에 대해 각종 경제제재를
가했음에도 불구,무역적자액이 폭증하자 미국은 MFN및 통상법등으로
역조시정압력을 계속해왔다.
이에대해 중국은 미국측의 주장이 내정간섭이며 대미수출의 증가는
경쟁력의 차이에서 발생했을 뿐이라고 맞서 양국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통상문제에 중국의 인권,대중동무기수출문제가 겹쳐 미중무역분쟁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해왔다.
일부 중국전문가들은 미중양국이 결국에는 자신들의 입장을 조정,오는
4월에 열릴 제5차 무역협상에서는 가시적인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대중교역이 마비될 경우 자국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다.
GATT가입을 서두르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미국의
도움없이는 GATT가입을 통한 자국경제의 국제화를 실현할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미국은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중국이 실리와 자존심을 어떻게 섞어 나갈지가 미중무역협상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