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7일 금년3.4분기 자금순환동향분석을 발표했다.
한은이 발표한 "3.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은
고정투자활동이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시장에서의 판매부진으로
내부자금여력이 감소,자금부족규모가 전년동기(6조8천6백59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8조3천1백73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이같은 부족자금을 개인부문에서 4조5천8백42억원,정부부문에서
1조4천7백53억원을 조달했으며 나머지 1조3천9백53억원은 해외에서 차입해
메운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이 금융기관 차입이나 회사채등을 발행,조달한 총외부조달자금은
14조1천2백16억원에 달했으며 이중 5조8천43억원을
구속성예금.회사채.금융채등을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4분기자금순환의 특징은 기업이 겪고있는 자금부족현상이 종래의 설비
건설투자급증요인에서 수출및 내수부진에 따른 재고누증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과 고공비행을 거듭하는 시중금리수준을 반영,기업의
꺾기(양건성예금)규모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으로 요약할수 있다.
또 증시침체의 여파로 기업의 간접금융의존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의 자금공급원천인 개인 가계부문의 저축이 고물가
과소비풍조와 함께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우리나라 금융구조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행되고 있음을 또다시 보여주고 있다.
투자재원으로 활용되는 금융자산의 축적내용에서도 이같은 특징은
잘나타나고 있다. 우선 3.4분기중 금융자산 축적규모는 전년동기대비
25.7%나 늘어난 17조6천8백4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1.4분기
증가율 82.5%보다 크게 떨어진 수준이나 2.4분기의 마이너스 13.9%에
비해선 대폭 증가했다고 볼수있다.
이는 주로 기업의 금융자산이 대폭 늘어났기때문이다. 이기간중 기업의
금융자산은 5조8천43억원이나 늘어나 전년동기대비 2배이상 급증했다.
특히 양건성을 띤 회사채 금융채등 유가증권보유액이 크게 는것으로 밝혀져
기업이 자금난을 겪으면서도 높은 금리부담에 시달렸음을 반영해주고 있다.
유가증권규모가 회사채 금융채를 중심으로 크게 확대돼 4조8천7백38억원에
달했다. 90년 3.4분기의 7천1백17억원에 비해 5.8배나 늘어났다.
이에반해 개인의 금융자산은 별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금년3.4분기동안
개인부문에선 9조9천9백18억원의 금융자산을 새로 쌓아 작년 같은기간의
9조7천7백31억원에 비해 2.2% 증가에 그쳤다. 더욱이 개인이 보유한
단기여유자금이 단자사 업종전환에 따라 단자권에서 이탈해 침체양상을 띤
증시보다는 비교적 높은 금리가 보장된 장기공사채형 투자수익증권과
언제든지 현금화할수 있는 은행의 저축성예금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다시말해 개인의 여유자금은 고금리 단기금융상품쪽으로 몰려
기업의 자금조달코스트는 높은수준에 머무를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자금잉여주체로 기업에 돈을 대주어야할 개인의 금융자산운용패턴이
단기고리선호추세를 보이는데다 규모자체도 정체돼 설비투자등에 필요한
재원을 외부에서 조달해야할 기업은 자금난을 겪게 될뿐더러 금리마저
높게돼 자연히 기업의 대외경쟁력은 뒷걸음질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올 1.4분기 8.8%였던 민간소비증가율이 2.4분기에는 9.3%로 껑충 오른데
이어 3.4분기에도 9.0%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도 알수 있듯이
개인의 씀씀이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있다.
이에따라 개인부문의 자금잉여규모는 작년 3.4분기 5조1천35억원에서
올해는 4조5천8백4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88년(기업자금부족보전율 1백28.8%)만해도 개인의 잉여자금이 기업의
부족자금을 메우고도 남아 해외투자나 외채상환에 활용했으나 올들어선
기업의 부족자금의 절반정도밖에 충당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개인부문에서 기업의 부족자금을 제대로 총족시켜 주지못함에 따라
기업들은 해외에서 차입해 부족분을 채웠다. 해외차입규모가 뱅크론을
중심으로 1조5천3백45억원이나 늘어났다.
이번 자금순환동향분석에서의 커다란 특징중 하나는 기업이 자금부족을
일으키게된 주원인이 지난 1.4분기 2.4분기와는 달리 수출부진과
내수위축에 따른 제고증가에서 기인됐다는 점이다.
3.4분기중 기업부문의 자금부족규모는 8조3천1백73억원으로 전년동기의
6조8천6백59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는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어온
국내기업입장에서 볼때 새로울게 없다. 문제는 고정투자증가율이 1.4분기
20.9% 2.4분기 14.8%에서 3.4분기에는 7.7%로 뚝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부족규모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대외경쟁력 약화에 따라 수출이 부진한데다 건설경기진정및
과소비억제시책등으로 내수가 위축돼 재고가 급증,기업유동성이 원활치
못해졌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재고증가추이만봐도 3.4분기중 1조4백16억원에 달해 작년 같은기간의
1조1천8백58억원 감소와는 대조적인 양상을 띠고있다.
결국 3.4분기 자금순환동향에서도 나타난바와 같이 우리경제에 있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물가안정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춰 개인.가계부문의
여유자금이 장기적인 저축상품으로 되돌아오도록 제반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증시를 하루빨리 안정적으로
육성,기업들이 부족자금을 주식발행등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할수 있도록
증시정책도 아울러 강구해야 한다. 며칠앞으로 다가선 증시의 대외개방을
염두에 둔다면 보다 현실적인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