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의 서울-로스앤젤레스 취항을 계기로 심화됐던 대한 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간의 항공료를 둘러싼 신경전이 아시아나 항공의 LA 취항
1개월을 맞아 2라운드에 돌입했다. 또 최근 한-중국 항공회담 결렬을 놓고
두 항공사간에 미묘한 감정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달 15일 이 노선에 취항하면서 항공료를 1개월
동안 대한 항공의 항공료보다 2백달러 정도 낮은 6백달러를 받았으나 당초
약속대로 이 기간이 끝나는 16일부터는 항공료를 8백달러 수준으로 올릴
예정이다. 아시아나 항공이 취항 사은행사라는 명목으로 서울-LA 노선의
항공료를 정상요금보다 훨씬 낮게 책정하자 대한항공은 고객확보 명분을
내세워 아시아나 항공의 항공편과 같은 비슷한 시간대의 이 노선 여객기
항공료를 아시아나와 같은 6백달러 수준으로 인하했다. 그러나 아시아나
항공이 16일부터 이 노선의 항공요금을 8백달러 수준으로 올리기로 방침을
굳히자 대한항공도 뒤따라 아시아나 항공 취항 이후 인하했던 항공료를
18일부터 다시 8백달러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같은 대한항공의
맞불작전은 물론 기존의 고객을 뺏기지 않겠다는 명분론에 따른 것이지만
선발 항공사로서의 의연한 자세를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아시아나 항공이 취항 당시 한정 된 기간에 항공료를
싸게 받는데 대해 맞불작전을 펼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맞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향후 아시아나 항공의 전략에 계속 끌려다닐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요금인하를 확정했다는 후문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또 최근의 한-중 항공회담 결렬 책임의 상당부분을
대한항공쪽으로 돌리며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여름 한-중
당국이 서울-상해 노선은 대한항공이, 서울-천진 노선은 아시아나 항공이
취항키로 하는 기본원칙에 합의했으나 대한항공이 비교적 항공수요가
많은 서울-천진 노선을 탐내면서 당국에 입김을 넣어 교통부가 수교후
서울-북경노선 취항을 문서로써 보장해줄 것을 중국측에 새롭게
요구함으로써 협상을 결렬시켰다는 것이 아시아나 항공쪽의 주장이다. 대
한항공측은 대한항공이 교통부에 입김을 넣었다는 것은 얼토당토한
얘기라고 일축하면서도 중국측에 서울 취항을 내주면 당연히 북경취항을
얻어내야지 상해나 천진을 얻어내는 것은 국익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