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5월 집 안방에서 30대 여인에의해 유괴, 실종됐던 한상유씨(33.
회사원.수원시 장안구 남창동 95)의 딸 소희양(당시 생후8개월)이 2년
반만에 부모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한씨부부는 2년여동안 딸 소희양을 찾기위해 백방으로 애쓰던중 지난
1일 문화방송(MBC)의 "실종어린이 찾기 캠페인"에 출연한뒤 경남 마산의
최모씨(35)로부터 소희양과 비슷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즉시
뛰어내려가 확인한 결과 최미연양(4)으로 자란 딸 소희양을 찾게된 것.
어머니 이자우씨(30)는 "그동안에도 10여차례 비슷한 연락을 받고
허탕을 친 기억이 있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어릴때 모습과 똑같이
자란 소희를 만나자 당장 울음이 터져나왔다"며 "딸을 찾기위해 집까지
팔아야 했지만 소희를 품안에 안고 보니 그동안의 고생이 하나도 억울하지
않다"고 울먹였다.
최씨는 소희양이 실종된지 5개월만인 89년 10월18일 마산 예린아동
상담소에서 소희양을 입양,지금까지 길러온 것으로 밝혀졌다.
소희양은 지난 89년 5월18일 오후 7시께 어머니 이씨가 부엌에 있는
사이 경상도 말씨의 30대 여인에 의해 유괴됐다.
친척집을 찾는 다며 길을 묻는척 하던 30대 여인은 이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안방에 뉘여놓은 소희양을 안고 달아났다.
사건이 나자 경찰은 정신이상자의 소행일 것으로만 추정할뿐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했으며 한씨부부는 소희양을 찾기위해 전단 수십만장을
배포하고 전국의 보육원과 고아원을 찾아다니느라 어렵게 마련한 집까지
처분해야 했다.
아버지 한씨는 "눈만 감으면 겁에 질려 울고 있는 딸 모습이 떠오르는
것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며 "유복한 가정에서 양육되고 있었다니
늦게라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소희양이 한씨부부의 품에 안기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할
몇가지 문제가 남아있다.
어릴때 사진과 혈액형 검사등에서 소희양이 틀림없는 것으로 확인은
됐으나 마산의 최씨 호적에 딸 최미연으로 올라있는 소희양의 호적을
변경하고 그간 양육해 준데 대한 사례비등 해결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를위해 한씨부부는 요즘 서울의 모 아동복지 재단등을 찾아다니며
절차를 밟는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나 예전과는 달리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한씨는 "내 딸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같은 처지를 당한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됐다"며 "소희를 찾게된 것은 기쁘지만 자식을 잃은 다른
부모들도 하루바삐 자식들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