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16일 모스크바에서 상호 적대
관계의 세르비아 및 크로아티아 대통령과 유고내전 종식을 위한
회담을 개최,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공화국이 이날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에
이어 4번째로 주권을 선언, 유고 위기는 여전히 악화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유고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 프란요 투즈만 크로아티아공화국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3시간동안 회담을 갖고 적 대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상호 견해차를
줄이기 위해 향후 1개월내에 평화협상을 개시하며 <>미, 소, EC에
적대행위의 종결을 보장하기 위한 "중재역할"을 해 주도록 호소하는
내용의 3개항 각서에 서명했다고 고르바초프 대통령 대변인이 발표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회담을 끝낸 뒤 양 공화국 대통령과의 합동
기자회견을 통 해 "이로써 유고 분규가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마련됐다"고 말하고 "우리는 두 대통령과 유고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유고 내전 해결을 위한 이같은 중재노력과 때를
같이해 싸이러스 밴스 미국특사가 이날 유고의 모든 공화국 지도자들과
회담을 진행하는가 하면 유럽공동체(EC)도 오는 18일 헤이그에서 이들과
만나 유고사태를 논의키로 하는 등 국제적인 평화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세르비아공화국 및 그 동맹세력만으로 구성돼 있는 유고
연방간부회의는 16 일 회의를 갖고 헤이그 회담에 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유고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4개 공화국은 거의 한달
이상동안 연방간부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회교도인 알리아 이제트베고비치 보스니아 대통령은 자신이
이끄는 민주행동당이 연방으로부터의 독립 동의안을 제의한 가운데 공화국
의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우리가 유고에서 가질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공화국 의회는 이날 아침 보스니아의 독립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던 중 세르비아계 의원들이 퇴장하는등 한바탕
소동을 겪은 끝에 주권선언 및 연방으로부터의 탈퇴를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 독립을 향한 발 판을 마련했었다.
많은 유고인들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공화국이 회교도,
크로아티아인, 세르비아인등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화약고로, 잠재적
폭발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으며 여차하면 전면 내전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고연방 국방장관은 벨리코 카디예비치 장군은 보스니아 의회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뒤 사라예보를 급거 방문, 이제트베고비치 보스니아
대통령에게 보스니아의 독립 움직임은 현재 크로아티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치열한 전투가 보스니아로 확산되 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스니아공화국 주민들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보스니아 영내에
자치지 역 설립을 선언한 세르비아인들은 보스니아 의회의 독립 결의안을
즉각 비난하면서 보스니아 의회는 앞으로 결국 유고연방의 통치권만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니아 제 2의 정당인 세르비아 민주당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공화국에 대한 우리의 모든 의무는 오늘을 기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고 선언했다.
밀로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유고 내전을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방안도 모든 민족, 특히 여타 공화국에 살고 있는 세르비아인들의
자결권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 고 주장, 모스크바 회담때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세르비아 주도의 유고 연방군은 투즈만 크로아티아 대통령 및 그
각료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크로아티아에서의 철수와 관련, 만약
크로아티아에서 전면 철수할 경우 크로아티아내 소수민족인
세르비아인들은 자신들의 보호장치인 연방군 병력이 전혀 없는 "물리적
살해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