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부가 지난 7월 묘지 등의 설치 및 관리 운용지침을 개정한
이후 일부 사설 공원 묘지업자들이 이 지침을 제 멋대로 해석, 묘주를
상대로 재계약을 요구하는 등 횡포를 부려 말썽을 빚고 있다.
14일 서울시와 보사부에 따르면 공원묘지 업자들은 화장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 7월15일 이후 계약분에 대해서는 묘지사용 기간을 최고
15년으로 한정하도록 규제한 보사부 지침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지침의
기준 시점이 당초 매장시인것 처럼 왜곡해 묘주들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잔여기간이 끝나는대로 유해를 화장, 납골당에 안치해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또 보사부의 새 지침에 재계약때 사용료를 내지않고 관리비만
추가로 내도록 돼있는데도 사용료를 다시 내야한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기간이 끝날 때마다 제한없이 갱신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한번 밖에는 재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제도가 바뀐것 처럼
묘주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22일 추석을 맞아 79년에 작고한 어머니 묘소(전남 소재)에
성묘를 다녀온 김모씨(55. 회사원. 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묘지 입구
게시판에 보사부 훈령에 따라 재계약을 실시하게 됐다는 안내문을 보고
관리인에게 문의해 보니 ''모신지 15년이 다 돼가니 곧 계약을 갱신,
사용료를 포함 모두 3백만원 가량을 다시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항의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애당초 묘지계약을 할 때 사용료는 물론 영구 관리비까지
냈는데도 묘지 관리소에서는 관리비도 5년간 체납되면 묘지를 파헤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까지 집으로 보내왔다"면서 "남의 집안 묘를
놓고 이런 횡포를 부리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분개했다.
20평짜리 분묘를 쓴 김씨의 경우 묘지 관리소의 요구대로라면 계약을
할때 내는 사용료가 현재 평당 13만원으로 2백60만원이며 평당 연
4천원씩인 관리비는 관례에 따라 5년치를 한꺼번에 내게돼 40만원이 돼
모두 3백만원을 다시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와 보사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아직 업자들이 보사부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데서 빚어진 파문으로 시민들의 문의 및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 지난 8일부터 보사부 직원들이 업자들을 일일이
방문, 선도 및 계몽 활동을 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보사부에 따르면 이같은 불법행위로 원성을 사고 있는 공원 묘지는
경기도 광주군 오포면 능평리 산 22의1 성남묘원, 충남 천원군 병천면
봉황리 풍산 공원묘원, 경기도 용인군 이동면 서리산 2 서울 공원묘원 등
경기도와 충청 일대에만 15곳 가량 파악돼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이같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사설 공원묘지는 서울에는 한 군데도 없으나 경기도의 경우
38개소(분묘능력20 만8천여기)가 있으며 이중 12만8천4백24기가 매장을
마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