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경제계는 통화공급량 증가율이 목표수준에 훨씬 못미치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과 통화공급량의 상호관게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 미국의 총통화(M )는 2.4%의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연준리(FRB)가 올해 M 증가율 목표를 2.5-6.5%로 잡고 있는것에
비추어보면 상당히 저조한 증가율이다.
이에대해 미국내 통화주의자들은 신경쓸 문제가 아니라며 전혀 예상밖의
주장을 내놓는가 하면 1년전만해도 통화공급량을 언급조차 않던
FRB관계자및 미정부관리들은 미경기회복을 가로막는 주범으로 이같이 낮은
M 증가율을 내세우고 있다.
레이건 전대통령의 경제자문을 지냈던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현재의 M 증가율 속도로 미루어볼때 미경제는 앞으로 최소 6개월간 1.5-
2%의 성장에 그칠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비록 경기침체는 아니나 실업률의
증가,소비자및 기업신뢰도의 하락등을 가져와 또다른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리를 내려 통화공급을 늘려야 한다는것이 그의
주장이다.
1년전만해도 통화공급수준과 경기문제를 거의 결부짓지 않던 브래디
재무장관이나 FRB관계자들도 펠드스타인과 유사한 주장을 펴고있다.
이에반해 FRB가 통화공급량문제를 너무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일부 통화주의자들은 오히려 반대의 입장을 개진,주목을 끌고있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현재의 M 가 미국의 통화공급량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미국의 M 는 크게 현금통화및 예금통화,일부 저축성예금,그리고 화폐시장
뮤추얼 펀드(MMF)를 포함한 것이다. 통화주의자들은 현재 돈의 흐름이
이들로부터 M 에는 반영되지 않는 주식시장및 채권 뮤추얼 펀드등으로
옮겨가고 있어 실제 통화공급량은 양호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양측의 논리에는 물론 통화공급량이 단기경제전망에 영향을 미친다는
신념을 바탕에 깔고있다.
이러한 공방을 정작 정책으로 연결하는 열쇠를 쥔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의 곤혹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는 미국의 현통화공급수준이
과연 경제에대한 최악의 적신호인가,그렇지 않으면 무시해도 좋은
현상인가를 내심 결정해야 하는것이다. 그의 판단이 잘못됐을 경우
미경제는 지극히 느린 성장이나 치솟는 인플레에 맞닥뜨리게 될 형편이다.
그린스펀의장은 최근 의회에서 "M 와 경제와의 관계는 우리의
금융체제에서 가장 지속적인것"이라고 증언했다. 그가 금리인하를 통해
통화공급량을 늘리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