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상품의 대일본수출부진은 단순한 가격경쟁력약화만이 아닌 품질등
전반적인 비가격경쟁력의 개선부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무역협회가 내놓은 "일본시장에서의 수출경합관계"에 따르면
우리상품은 지난 88년이후 급속히 진행된 가격경쟁력약화에 더해 이를
보전할 품질향상 신제품개발등 품질고급화노력에서 마저 대만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철강 의류 신발등 우리나라의 대일주종 10대품목의
일시장점유율이 88년을 고비로 일제히 하락하고있는 반면 그 틈을 중국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등 아세안국가들이 차지하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부품목의 경우 우리상품이 아시아지역경쟁국들보다
우월한 가격경쟁력을 갖고있음에도 품질등 비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사례가 조사돼 업계의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화기의 경우 우리나라의 평균수출단가는 지난 88년의 4천6백엔에서
지난해 4천8백20엔으로 단가상승률이 5%에 불과,단가가 4천2백90엔에서
9천4백엔(1백11.9%상승)으로 뛰어 오른 태국산전화기보다 우월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기간중 우리제품의 대일수출은 23%
감소한 반면 태국은 18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핸드백의 경우도 지난해 우리나라 상품의 평균수출단가가 1타에
2만1천9백엔으로 중국산(2만4천5백엔)보다 낮았음에도 88년대비
대일수출증가율에서는 중국산이 2.2배로5.6%증가에 머문 우리나라를 크게
앞질렀다.
남자용셔츠의 단가는 지난해 우리상품이 1타에 9천7백엔으로 9천5백엔의
태국산보다 약간 높은 정도였으나 88년대비 수출증가율은 우리나라가 단
0.1%에 그친데비해 태국은 2.1배에 달했다.
무협은 이처럼 일부품목에서 우리상품이 가격경쟁력우위에도 수출퇴조를
보이고있는 것은 업계가 품질고급화노력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경쟁국들에 비해 단가자체는 높지만
가격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은 방직용 섬유제품등에서도 우리상품의
대일수출점유율이 줄어들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고급화노력부족이
가격경쟁력약화에 못지않은 주요 대일수출부진요인임이 거듭 확인되고있는
셈이다.
이밖에 철강 전기기기등의 품목들은 경쟁국들에 비해 대폭적인
수출단가상승으로 가격경쟁력자체가 크게 약화,저가를 앞세운 중국등에
밀려나고있다.
이처럼 우리상품의 대일시장경쟁력이 가격.비가격면에서 복합적인
약화현상을 보이고있는 것은 일본기업들이 88년이후 해외투자선을 중국과
동남아로 대거 이전,일본의 기술력과 현지의 낮은 인건비를 앞세워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있는 제품을 역수입하고 있기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대중국및 아세안투자는 연평균 8.6%와 22.7%씩의 증가율로 한국등
아시아신흥공업국들(NICS)에 대한 투자증가율 1.4%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이들 지역으로부터의 제품역수입비중도 최고 46%(목재.종이)에 이르고
있다.
일본기업들의 이같은 적극적인 대중국및 아세안투자등으로 이들 지역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된터에 우리업계의 비가격경쟁력향상노력의 부족이
겹치면서 의류 철강등 대일10대수출상품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지난
88년이후 품목별로 최고 11.4%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8년도 39.4%를 차지했던 의류의 일본시장점유율이 지난해 28%로
대폭줄어든 것을 비롯 신발(41.9% 33.5%)통신및 녹음기기(28.3%
21.8%)여행용품(29.6% 21.6%)등이 2년새 10%가까운 점유율감소폭을
나타냈다. 이밖에도 전기기기(12.2% 9.4%)섬유직물(15.2%
13.1%)철강(30.8% 29.6%)잡제품(8.2% 5.1%)비금속광물제품(9.6%
6.1%)금속제품(15.7% 12.6%)등 10대품목이 모두 점유율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협은 우리상품의 대일수출이 경쟁력을 되찾기위해서는 원화의
고평가시정등 단기적인 가격경쟁력보완조치와 함께 업계의 품질향상과
신제품개발을 위한 연구개발활동 강화,독자브랜드개발과 애프터서비스등
마케팅활동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