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유엔(UN) 인권규약에 가입한 지난해 7월10일 이래 처음으로
유엔이 국내 인권문제에 대해 석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내 그 처리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인권이사회"는
''사회주의노동자 동맹''(사노맹)결성 사건과 관련,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9일 무기징역이 선고된 사노맹 중앙위원
박기평씨(33.필명 박노해)등 모두 17명이 수사 과정에서 잠안재우기.
구타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진정이 접수됐으니 이에대한 우리
정부의 의견을 보내달라는 질의서를 지난 8월초 보내왔다.
유엔이 가혹행위 여부를 물어온 사람은 사노맹 사건 관련자 7명외에
자민통 사건과 관련,구속기소된 최원극씨(26.외대 영어과졸.자민통
중앙위원).김기수씨(24.경희대 경제학 4년)등 5명,일반 형사범 5명등 모두
17명이다.
유엔의 이번 인권관련 질의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인권규약중 ''B규약
선택의정서태이기 때문에 우리정부가 반드시 의견서를 보내야할 규약상
의무는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와관련,''B규약 선택의정서''에 따른 진정서는 3심
재판등 모든 국내적 구제절차가 완료된 후 피해 당사자및 대리인만이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이번 질의에 우리가 반드시
답변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밝히고 "비록 이번 질의가 이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일단 규약에 가입한 이상 성실히 자료를 수집,오는 10월중에
답변을 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B규약 선택의정서''규정은 <>익명이거나 <>진정서
제출의 권리를 남용한 것 <>해당문제가 다른 국제적 조사및 해결절차에
따라 검토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진정서 제출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법무부는 문의가 들어온 피의자들이 수감됐던
교도소,구치소내에서의 진료결과및 가혹행위와 관련한 재판자료등을 수집한
뒤 이를 취합해 다음달 중에 유엔에 제출키로 했다.
한편 지난 79년이후 89년4월까지 인권이사회에 접수된 ''B규약
선택의정서''에 의한 진정서는 모두 3백52건이며,인권이사회는 이중 94건에
대한 의견을 채택했었다.
인권이사회가 정부의 답변서및 당사자의 의견서를 검토한 후 진정서에
관한 의견(VIEW)을 채택하게되면 그 결과는 당사자및 당사국에 통보되는
것은 물론 경제사회이사회를 거쳐 총회에 제출되는 "인권이사회
연차보고서"에 포함돼 해당국가의 인권 위상에 대한 평가자료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