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누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지업계가 대형 업체들이 잇따라
생산시설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어 올하반기에는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 6월말 재고 17만t으로 적정선의 2배 ****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지업계는 지난 6월말 현재 재고물량이
17만여t으로 적정물량보다 2배 수준에 육박했을 뿐만아니라 이같은 재고가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지류 가운데서도 일반 출판.인쇄용으로 쓰이고 있는 백상지와
아트지등 인쇄용지의 경우 6월말 현재 재고량이 6만8천여t으로
작년동기보다는 21%가, 작년 말보다는 54%가 각각 늘어났고 상자용의
판지도 작년말보다 25%가 늘어난 5만3천여t 의 재고량을 안고 있다.
이처럼 인쇄용지와 판지류의 재고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방의회 선거
등 올상반기의 특수를 겨냥, 업체들이 작년 하반기에 인쇄용지의
생산량을 크게 늘렸으나 지방의회 선거의 경쟁률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데다 각 후보자들의 선거활동도 대폭 줄어 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판지류는 전반적인 수출경기 침체로 산업용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
들고 있고 올해들어 제조업체들이 대대적인 증설을 단행해 생산물량을
소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내지 못해 공급과잉 현상이
초래됐다.
한편 업계 전반에 걸친 이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형제조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증설에 나설 계획이어서 제지류의 공급과잉 현상은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전주제지는 올 연말에 연산 17만t 규모의 장항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고 홍원제지와 한국제지도 연산 15만t과 20만t의 증설분을 내년
초에 각각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는 내년의 국회의원 선거로 종이 수요가 늘고 판지류의
대중국수출이 지금까지의 홍콩경유에서 직거래 형식으로 바뀔 경우 그나마
공급과잉현상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해소폭이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수출시장 개척 등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