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은 기본적으로 외부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학문의 연구,
발표, 표현의 자유없이는 대학이 발전할 수 없고 결국 국가의 발전마져
어렵게 됩니다"
오는 13일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서울대 조완규총장(63)은
9일 서울대 호암생활관에서 이임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갖고 " 6.29선언이
있었던 5공말기에 총장직을 맡아 정부에 대해 수동적이고 경직돼 있는
대학분위기를 자율적인 방향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면서 " 대학이 누려야 하는 진정한 자율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 술회했다.
제18대 서울대 총장에 취임한 후 원만한 업무처리 능력을 보여 역대
총장중 가장 말썽없이(?) 서울대를 이끌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는
조총장은 " 지난 87년 정치 활동 금지조항 삭제등을 골자로 한 학칙을
개정한 것과 지난달에 있었던 직선제 총 장선거 절차를 마련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 고 말했다.
조총장은 특히 도미중이었던 지난달 16일 `서울대 전 가족들의
화합분위기속에 무사히 총장선거를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쁜
나머지 혼자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학환경에 대해 조총장은 "개방압력등 대내외 도전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마당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투자가 너무
인색한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 라면서 " 서울대는 국가로 부터 큰
지원을 받고 있으나 그래도 모자라 지난 89년부터 발전기금 모금캠페인을
벌이는등 독자적인 재원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 밝혔다.
조총장은 또 기부금 입학제에 대해서도 언급, "우리 국민들이 기부금
입학제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유는 기부금을 내고 대학에
입학하는것이 곧 졸업장을 사는 것처럼 잘못 인식된 데서 비롯된 것"
이라고 설명하고 " 학사관리를 엄격하게 해 입학이 곧 졸업이라는 생각을
불식시킨다면 기부금 입학제도가 설득력을 가질 것" 이라고 말했다.
조총장은 이어 " 서울대가 학교 소유의 안양 수목원에 자연대 중심의
`사이언스 타운''을 건립, 낙후된 자연과학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진정한
의미의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발전되기를 기원하다" 고 강조했다.
조총장은 끝으로 " 오는 14일부터 정년 퇴직일까지 1년 6개월 남짓
남은 기간동안 총장이 아닌 생물학 담당교수의 입장으로 되돌아가
사제간의 정을 두텁게 쌓고 싶다" 고 앞으로의 소박한 희망을 펼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