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동향에대한 세간의 일반적 평가는 물가는 그런대로 안정돼가는
모양인데 국제수지적자가 예상보다 너무 크게 불어나 당면한 최대의
경제불안요인이라는 쪽으로 요약되는 경향이다. 정부당국은 물론 아직도
예상을 넘는 대외수지적자확대위험에 대한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려
하지않고 있으나 올해 경상적자는 필시 30억달러가 아니라 60억달러이상이
될 전망이며 그것은 정녕 심각한 현상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 정작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물가라고 말해야할 조짐들이 최근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이달 20일부터 자동차보험료가 평균9. 4%
오른다는 발표에 이어 어쩌면 고속도로통행료가 9,10월에 20%안팎 오를
공산이 짙고 이밖에 맥주와 종이 유리 타이어 강관등 각종
공산품가격인상협의가 업계와 물가당국간에 진행중이라는 보도가 전해졌다.
최소한 지난 7월말까지의 지수물가상승률은 그다지 염려하지않아도 될만한
수준이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7%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7. 8%보다 낮은
수준이었고 도매1.3%는 전년동기의 3.2%와 비교할때 현저한
안정세였다. 그런 추세로 가기만하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지난해(9.
4%)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게할수도 있지않을까 기대되던 참이었다.
그러나 최근 꼬리를 물고 표면화되는 각종 요금과 가격인상움직임,그리고
앞으로 닥칠 많은 불안요인으로 미루어볼때 정부가 지금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처하지 않으면 그와같은 안정기대는 물거품이 되고말 것이다.
집값 땅값이 앞으로도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같을걸 빼고는 하반기의
물가불안요인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앞서 지적한 고속도로통행료와
공산품말고 오는 9월1일 중고교수업료 9%인상이 이미 예정돼있고 그뒤에는
추석에다 추곡수매가논의,그리고 상당한 팽창이 예상되는 새해
예산안심의등 물가불안과 인플레심리를 유발할 복병들이 너무나 많이
기다리고 있다. 이달 하순 단행 예정인 휘발유와 등유값 자율화조치도
일단 경쟁을 통한 가격하락대신 담합에의한 상승위험이 없지않으며 한편
심심찮게 나도는 4분기 국제기름값상승전망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격을 올리는 쪽에는 언제나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그걸 가려 미리
대응하되 정부가 팽창재정과 같은 원인제공을 삼가야한다.
물가당국은 숱한 하반기물가불안복병에 주목하여 미리부터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쏟을 필요가 있다. 국제수지가 걱정이지만 물가야말로 결코 방심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