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대표가 사용주측과 체결한 단체협약안을 조합원총회 또는 대의원
대회에서 추인하도록 규정한 노조규약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노사간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에서는 사용주측이 이같은 규약을 채택하고 있는
노조에 대해 규약변경을 통한 실질적이 대표권 확보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단체협상을 거부하는 사례까지 있어 노조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회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돼 지난 17일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주) 연합철강의 경우 회사측이 "임금인상안의 조합원총회 추인"을
명시한 노조규약을 들어 노조의 실질적인 대표권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상을 기피하는 바람에 분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회사측의 주장에 따르면 임금인상폭에 대해 회사측이 양보해 노조와
합의안을 도출해 낸다해도 조합원총회가 이를 승인해 준다는 보장이 없어
회사측이 협상에 미온적일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노조는 우선 규약을
개정해 실질적인 단체햐ㅂ약체결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회사는 실제로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도 노사대표가 합의한
인상안이 2차례나 조합원총회에서 부결되는 진통을 겪은바 있다.
지난 13일부터 올해 임금협상에 들어간 남구 용호동 (주) 동국제강의
경우도 회사측이 "임금인상안의 대의원대회 추인" 규정을
들어 "실질적인 대표권을 확보하지 않은 노조측과는 협상을 할수
없다"며 노조규약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측은 이에대해 "사용주가 노조규약의 변경을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오는 29일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쟁의발생
신고를 결의할 예정이다.
사하구 감천동 (주) 한보철강은 최근 노사대표가 합의한 올해 임금
인상안을 노조가 규약에 따라 대의원대회에 상정한 결과 부결돼 임금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가자 회사측이 노조규약의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