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이 대소경협자금을 활용, 소련에 수출할 소비재중에서 일부
품목의 국내 수출창구가 양국 정부의 합의와는 달리
소련 대외무역공사(FTO)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돼 물의를 빚고 있다.
27일 종합상사들에 따르면 소련 FTO측은 지난 20-24일사이 한.소양국이
8억달러의 소비재 품목과 물량, 국내 수출창구에 대해 최종 합의(전화선
등 3개품목 창구 선정유보)했는데도 불구, 직물원료인 폴리에스터
가연사와 비누제조원료인 스테아리산의 수출창구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물량이 1만50t인 폴리에스터 가연사의 경우 이미 삼성, 선경,
효성, 코오롱 상사가 국내 수출창구로 선정돼 이들 업체들이 소련 FTO측과
공급계약을 추진중이나 FTO측은 창구로 선정된 이들 업체가 제시한
가격보다 낮은 당 3.19달러(1백데니아 짜리), 2.80달러(3백데니아짜리)
씩에 현대종합상사와 9천t의 물량 공급계약을 마쳤다며 이들 업체와의
계약체결을 거부하고 있다.
또 물량이 1만2천t인 스테아린산은 선경이 단일창구로 선정됐으나
FTO측은 국내의 다른 종합상사가 선경이 제시한 t당 8백달러(CIF가격)보다
낮은 6백95달러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선경과는 계약을 맺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현대측의 대FTO 로비와 가격덤핑으로 자신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럭키금성과 삼성이 수출창구인 전화선과 소형전동기도 대우가
선정창구를 무시하고 소련측과 이미 공급계약을 체결해 지난
한.소실무대표단협상때 한국측이 반발, 최종결정이 유보된 상태여서
앞으로 관계당국의 협상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종합상사의 관계자는 "현대측이 가격을 덤핑, 출혈수출로
거래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며 "이같은 사례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보여 정부차원에서 이를 조정하지 않는한 업계 자율적인 조정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공부의 한 관계자는 "물량확보를 위한 국내 업체간의 과당경쟁에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 이번 협상이 한.소간의 마지막 협상으로
FTO측의 일방적인 창구변경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