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의 성급한 경제통합이 대재난을 불러 일으켰다는 발언으로
콜 총리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며 물의를 일으켰던 독일 연방 은행
분데스방크의 칼 오토 포엘 총재가 16일하오 마침내 오는 10월말로
총재직을 사임할 것임을 밝혔다.
그의 퇴진은 지난 수주간 나돌았던 소문에 대해 금주초 포엘 총재가
직접적인 부정대신 다만 <유감>을 표시함으로써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었고 15일에는 그와면담을 가진 콜 총리가 포엘 총재의 결정을
발표할 책임이 자신에게는 없다고 밝힘으로써 사실상 확인됐었다.
포엘 총재의 사임발표 후 콜 총리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그러나 개인적인 동기에서 나온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고 포엘
총재 자신도 사임결정이 자신의 장기적인 인생계획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해
그동안 사임설의 배경이 됐던 분데스방크와 정부간 정책상 이견, 또는
포엘 총재와 콜 총리간의 불화가 사임의 이유가 이님을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 77년 분데스방크의 부총재로 발탁돼 80년 총재가 된 이후
11년 이상 독일의 통화정책을 이끌어온 포엘 총재가 오는 95년의
임기만료를 4년이나 앞두고 사임을 결정한데는 지난 15개월간 계속돼온
콜 총리와의 불협화음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지난해 동.서독간의 화폐통합과 유럽의 화폐단일화문제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분데스방크와 정부간의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했었으며 이 때문에 정책결정과정에서 포엘 총재가
소외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었다.
또한 포엘 총재와 콜 총리는 유럽통화단일화, 통일기금의 조성문제에
있어서도 이견을 보여왔고 최근들어서는 분데스방크의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집행위의 정족수 개편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어 포엘 총재의 불만을
가중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엘 총재의 후임으로 분데스방크 총재의 물망에 오르는 사람은 헬무트
슐레징어 현부총재와 이사회의 일원인 한스 디트마이어.
그러나 슐레징어 부총재는 내년 9월의 정년을 앞두고 있어 디트마이어
이사가 더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