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한. 민국.투자신탁 등 3개 투신사가 증시의 장기침체와
과도한 이자부담의 영향으로 90회계연도(90.4-91.3)에 5천억원을 훨씬
넘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의 결산결과 한국투신이
1천8백46억원, 대한 투신이 1천9백79억원, 국민투신이 1천7백92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함으로써 투신 3사의 당기순손실이 모두 5천4백35억원에
달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같은 결손규모는 이들 투신3사의 납입자본금 총계인 2천6백억원
보다도 2배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투신업계가 결손을 낸 것은 지난
74년 한국투신이 설립됨으로써 투신업이 국내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투신사들의 결산실적은 회사 자체의 영업내용만을 반영하는
것으로 고객들이 맡긴 신탁자산은 회사의 고유자산과 엄격히 구분하여
회계처리가 이루어지고 있고 신탁자산은 모두 서울신탁은행이
보관.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투신사 고유자산 의 운용에서 발생한
당기순손익은 고객의 신탁자산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돼있다.
투신사들이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결손을 낸 것은 증시가 장기침체에
빠짐에 따라 주식매매익이 대폭 감소한데다 지난 89년의 "12.12 조치"
당시 증시부양을 위해 억지로 떠안게 된 은행대출금 등 외부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워낙 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투신3사가 90회계연도중 지급한 이자는 한국 2천1백7억원, 대한
2천1백74억원, 국민 1천5백81억원 등 모두 5천8백62억원에 달해 전체
결손규모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2.12 조치" 당시 "주가 떠받치기"를 위해 은행에서 차입한
2조7천6백92억원 가운데 지난달말 현재까지 남아있는 대출금은
2조8백92억원으로 이에 대한 이자부담은 이미 지급한 2천1백9억원과 오는
9월말까지 상환이 유예된 1천3백86억원을 합해 모두 3천4백95억원에
이르고 있어 투신3사가 막대한 결손을 기록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