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해지고 있다.
27일 회사채는 거래가 거의 끊긴가운데 수익률이 연 18.80%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수준이던 지난 1월 걸프전 개전직전의 연 19%선에 바짝
다가섰다.
만성적인 기업자금난에 따른 회사채의 대량발행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광역 지자제 선거와 관련, 당국의 통화긴축기조는 내달이후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여 시중실세금리라 할수 있는 회사채수익률의 상승세는 한동안
게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증권당국은 유통시장에 쏟아질 공급물량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증권업협회는 이날 기채조정협의회를 열어 내달중 회사채발행계획
물량을 업계가 당초 신청한 1조3천8백9억원(8백23건)에서 1조1천억원
선으로 축소조정했다.
기채조정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기업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나 2/4분기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회사채발행물량을 이같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협회는 이에앞서 지난 11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25개
증권사에 2/4분기중 보유채권 매각을 자제해 줄것을 요청했었다.
이같은 증권당국의 잇단 채권공급물량 축소 움직임에도 불구,
회사채수익률의 폭등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긴축에 따른 은행권의 대출억제와 증시침체로 기업의 자금
조달이 회사채발행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여건에서 회사채 발행
물량의 억제에는 한계가 따르며 이에따라 유통시장에서 만성적인
초과공급상황이 빚어지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당국은 회사채수익률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자 발행
물량을 월 1조원이하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그때마다
비현실적인 조치라는 여론에 밀려 월 1조2천억~1조3천억원씩의
회사채 대량발행을 허용해 왔다.
회사채수익률 상승세는 회사채발행수수료를 7% 이내로 낮춘
3.11조치의 영향도 적지 않다.
이 조치는 회사채 표면금리의 인상을 불러 발행수익률을 연
18%이상으로 올림으로써 유통수익률을 연 19%의 연중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린 촉매역할을 했다.
또 증권당국의 보유채권매각 자제요청에도 불구, 증권사와
보험사등 기관들이 이달말 결산후 운용자금조달을 위해서는 회사채등
보유채권의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량 매물압박을
통한 유통수익률의 폭등세는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