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각막이식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안과의 헌안접수처가 명칭을 ''안은행''으로 바꾸고 오는 13일 정식
출범한다.
혼탁해진 각막을 제거한 후 기증받은 안구로부터 투명한 각막을 채취,
이식해주는 각막이식수술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60년대 중반이후 꾸준히
실시돼 수술건수 1천례를 넘고 있으나 안구를 제공하는 헌안자의 부족으로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체의 각막은 렌즈의 역할을 하는 수정체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두께
1mm정도의 투명한 막으로 세균성 각막염, 헤르페스성 각막염, 각막궤양,
외상등에 의해 흐려지게 되면 실명하게 된다.
현재 15만명의 국내 실명자 가운데 각막혼탁으로 시력을 잃은 사람들은
전체의 10%인 1만5천명에 이르고 있으며 한쪽 눈만 시력을 잃은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약 3만명이 각막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형편.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지난 1940년대 초부터 안은행이 설립돼
현재 1백50여개의 안은행이 활발히 활동, 각주마다 기증된 안구가
수요보다 많아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웃 일본만해도 지난
58년 각막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전국 43개 안은행에 60여만명의
헌안자가 등록돼 매년 2천여건의 이식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66년 국제안재단의 기술 및 장비의 도움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각막이식수술이 이뤄져 지난 89년에는 연간 시술건수가
1천례를 돌파했다.
각막이식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 성모병원의 경우 67년 헌안접수처가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시술건수가 9백례가 넘고 있으며 대구가톨릭병원이
70례, 서울대병원 , 부산메리놀병원, 경희대병원이 20-30례를 각각 시행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강남성모병원에 기증된 안구현황에 따르면 모두 1백73개
가운데 오웅진신부가 운영하는 충북 음성군 꽃동네 무의탁자들이 기증한
안구가 1백39개로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개인적 헌안 24개
<>경기 용인군 영보자애원 12개 <> 서울구치소 6개 <>부녀보호소 1개를
각각 기록, 일반인들의 헌안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모병원 안과 김재호교수는 "헌안자의 안구는 사망후 6시간 이내에
적출돼 섭씨 4도의 냉장고안에 보존되며 48시간 이내에 각막이식수술에
사용되는데 표층각막 이식수술에 사용되는 것은 1주일정도 보관된 것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각막이식에 사용되는 눈은 교통사고나
심장마비와 같이 갑자기 사망한 건강인의 눈이 적합하지만 그밖에
만성질환이나 암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 다.
김교수는 또 각막이식은 기증자가 근시, 난시, 원시인 경우에도
문제점이 없기 때문에 5세에서 70세까지 건강인의 눈은 기증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환자를 적절히 선택할 경우 이식수술은 95%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으므로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헌안운동에 동참, 실명자에게
시력을 되찾아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패혈증, 백혈병, 매독,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사망한
사람의 각막은 이식수술에 적합하지 않으며 70세 이상의 고령자의 각막도
각막내피세포의 변화로 인해 표층각막이식에만 사용할 수 있다.